[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간 통상임금 소송의 최종심이 올해를 넘길 전망이다. 소송금액만 6300억원에 달하며, 최대 쟁점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황과 관련해 노사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5일 대법원과 현대중공업지부(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의 확정판결은 내년 중 나올 전망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노조의 상고장을 접수한 뒤 최근까지 법리를 검토했다. 현재 이번 소송의 쟁점을 논의 중이다. 법조계는 일정을 감안해 내년 중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노조는 700%의 정기상여금과 100%의 명절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가 통상임금을 재산정해 연장·야간·연차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동시에 신의칙을 인용,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부산고등법원은 지난해 1월 6300억원의 체불임금을 지급할 경우 회사가 재정적 부담을 떠안는다며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고법이 신의칙을 인정한 건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황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의 수주 급감으로 2013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0%와 85.8% 급감했다. 이듬해는 적자로 전환해 각각 1조9232억원과 1조7546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다. 2015년은 해양부문의 대규모 손실로 1조54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심과 2심의 판결이 엇갈린 데는 재판부가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황을 판단한 시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는 1조2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2012년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경영난이 시작된 2014년을 기준으로 신의칙을 적용했다. 신의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법원이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황을 판단하는 시점에 따라 소송의 성패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노조는 대법원이 신의칙을 인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기준 이익잉여금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6조3962억원과 4조3534억원인 점을 이유로 들었다. 노조 측 변호인단은 회사가 최대한 지급할 수 있는 체불임금의 규모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소송금액을 감액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현대중공업 측은 "회사가 정상범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며 신의칙이 인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은 노조 측에 불리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번 사건을 맡은 민사3부에는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고 별개의견을 낸 김창석 대법관이 있다.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대법원 소부는 3명의 의견이 일치해야 한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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