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부터 이덕훈까지…'서금회' 출신 금융권 수장들의 몰락
이덕훈, 전 부하직원 인사청탁 혐의 검찰 조사…이광구, 채용비리 논란에 자진 사퇴
홍기택, 구조조정 책임 논란에 국제기구 부총재직 불명예 퇴임
금융권 "일부 전문성 없는 정권 낙하산 인사 문제 되풀이 되지 말아야"
2017-11-22 16:59:17 2017-11-22 16:59:17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박근혜정부에서 금융권을 움직이는 핵심 주류로 떠올랐던 '서금회(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 인사들이 정권이 바뀌면서 뚜렷하게 몰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상당수 인사들이 금융권 요직에서 물러난 상황이지만 잇따라 검·경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명예마저 추락하는 모양새다.
  
22일 금융권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우리은행 출신 김모(60)씨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것과 관련해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이 연루됐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이 전 행장의 최측근인 김씨가 대기업 계열사 고문으로 영업되는 과정에서 압력 행사 여부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금회 핵심 멤버로 분류되는 이 전 행장은 2014년 수출입은행장에 올라 올해 3월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대표적인 서금회 출신인 이 전 행장은 그동안의 관피아 낙하산 관행을 깨고 수출입은행장에 발탁되는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에는 성동조선에 대한 단독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경영정상화가 지연되자 서금회 출신 금융권 인사들에 대한 전문성 부족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전 행장뿐만 아니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서금회 출신 중 각종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인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광구 전 행장의 경우 이덕훈 전 행장과 마찬가지로 행장 내정 당시부터 서금회 출신 논란을 겪었던 인물이다. 상업·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직을 맡았던 '관행'상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 후임으로 한일은행 출신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를 깨고 같은 상업은행 출신인 당시 이광구 부행장이 행장으로 올라선 것.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서금회' 인맥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후 이광구 전 행장은 '서금회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실적과 민영화 성공을 비롯해 모바일 금융 플랫폼 선도 등의 업적으로 연임에 성공했으나 최근 불거진 신입행원 채용 논란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가장 먼저 몰락을 경험한 서금회 인사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다. 서금회 멤버로 알려진 홍 전 행장은 박 전 대통령 인수위 위원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2013년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홍 전 회장은 재임시절 저성장 장기화로 위기에 처한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교수 출신인 데다 '서금회', '낙하산' 꼬리표로 그의 전문성 부족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국제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자리를 옮겨 승승장구하는 듯 했으나 대우조선해양 부실과 관련해 "산업은행은 '들러리'였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결국 국가 명예와 결부된 국제기구 부총재직을 사퇴하는 국제적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사례들이 특정 인맥을 중심으로 한 낙하산 인사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예외적인 사례도 있지만 인맥 중심의 낙하산 인사는 대부분 결과적으로 전문성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현재도 금융권 수장을 물갈이하는 기존 관행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은 상황인데 특히 서금회 출신 인사에 대해서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사진/각사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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