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로 집계되면서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2% 후반대의 성장률을 전망하는 주요 민간기관과 달리 '3% 성장경로를 견실히 유지하고 있다'던 정부의 경기 판단은 '근거있는 자신감'이 됐다.
한국은행은 26일 '2017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발표에서 3분기 GDP 증가율을 1.4%로 밝혔다. 시장이 예상하던 0.8~0.9% 수준을 상회하는 성적으로 4분기 경기 흐름이 양호하게 이어진다면 올해 3% 초반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4분기 GDP 성장률 조건으로 -0.54~-0.18%를 제시했다. 0%만 성장해도 3.1% 수준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 2014년(3.3%)을 제외하고 매년 2%대 성장을 지속해왔다.
3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타난 원인으로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이 꼽힌다. 반도체, 화학제품 등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매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여건이 좋아지고 자체 경쟁력도 유지되면서 조선, 철강을 제외한 기계류, 화학제품 등 나머지 부문의 수출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9월까지 수출이 굉장히 좋았는데 10월 연휴 직전 밀어내기 수출에 영업일수 증가 등 효과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수출 호조와 관련이 높은 설비투자(0.5%) 역시 2분기(5.2%)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했지만 기업들이 내년 2분기까지는 설비투자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0.9%포인트)는 지난해 4분기(0.0%포인트) 이후 3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반도체 수출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크게 나오리라고는 예상 못 했다"며 "성장률 숫자가 기대보다 좋게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득주도성장론을 기반으로 한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효과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간소비가 늘어난 점도 GDP 성장률 상승에 기여했다. 정부는 지난 7월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이 중 정부의 집행관리대상(9조6000억원) 예산 집행률은 10월 현재 82%(7조8000억원)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추경 편성의 성장률 제고 효과를 0.1~0.2%포인트로 추정하고 있다. 한은은 추경에 복지서비스 확대 등 이전지출성 예산이 많이 포함된 만큼 향후 민간소비 제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민간소비 증가(0.7%)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병원의 장기휴무에 대비한 시술·진료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포함됐다. 이는 정부의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증가에도 영향을 줬다. 정규일 국장은 "민간소비는 2분기 1.0%에 비해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대비로는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둔화가 예상됐던 건설투자(1.5%) 역시 기존 공사가 꾸준히 이뤄지고 정부 추경 예산이 유입되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예상보다 높은 분기 성장률과 3%대 성장률 전망이 나왔지만 이 같은 흐름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전문가들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를 선행하는 장·단기 금리차를 보면 내년 1분기까지는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에 큰 관건이 되는 건설투자가 사이클상으로도, SOC(사회간접자본) 지출을 줄이는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도 둔화되는 국면이어서 분기별로는 올해 3분기가 고점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욱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성장률의 구성에 있어 양극화라든지, 특정 산업에 편중돼 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경기 회복 모멘텀을 지속하고 특정 산업의 성장세를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역량을 쏟아야 하는데 숫자만 보고 경기가 좋아진다거나 경기를 조절해야 할 때라고 판단할까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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