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1: 아침에 일어나니 주변에 아무도 없다. 지난 해 아내를 잃고 혼자 생활하는 P씨는 눈을 떠도 산 송장이나 다름없다. 어제 방문요양보호사가 해 둔 아침식사를 꺼내 먹기 위해 불편한 몸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부엌으로 간다. 식사 후에도 일어서기 힘들고 불안해 설거 지는 미뤄둔다. 약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 또 한 알을 삼킨다.
시나리오2: 아내를 잃고 독신생활을 시작한 지 1년째인 K씨가 아침에 눈을 뜨니 머리맡의 인 공지능 로봇이 “안녕히 주무셨어요? 오늘은 얼굴이 더 좋네요”라며 상냥한 목소리로 안부 를 묻는다. 식사는 어떻게 할지 물어본 뒤 요양보호사가 만들어 놓은 밥, 김치, 국 등으로 식사준비를 한다. “어렸을 때 콩장 너무 좋아하셨지요?” "그랬지. 어떻게 알았어?“ “잘 생 긴 아드님이 알려 주었어요"라며 식사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 로봇이 잠시 뒷정리를 하는 동안 혼자서 소파로 이동하던 그가 균형을 잃고 주춤거리는 순간 착용하고 있던 웨어 러블디바이스가 신호음으로 그의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웨어러블디바이스는 그의 맥박과 체온을 체크하고 약 복용시간이나 병원예약을 알려주는 알람기능도 갖추고 있다. 그가 올 봄에 쓰러져 큰 일이 생겼을 때에는 행동감지기능센서를 통해 이상상황을 플랫폼으로 연락 을 하고 응급차를 출동시킨 적도 있다. 소파로 자리를 옮긴 그는 외국에서 생활하는 자녀가 보낸 메시지를 꺼내 본 뒤 치매예방 겸 오락을 위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토리보드게임 을 시작한다.
초고령 사회로 가는 급행열차를 탄 우리에게 고령자 수발은 큰 과제 중의 하나이다. 고독사, 치매환자 배회, 의료비 급증 등 고령자 수발문제를 기술로 풀어가려는 시도가 국내에 소개된다.
11월 9~11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 EXPO가 그것.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과 실버산업의 만남을 보여주는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이며 노년공학자들이 모여 기술과 고령사회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제론테크놀로지는 노년학과 공학의 합성어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개념이다. 일본, 독일 등 고령화가 앞선 국가들에서는 노인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제론테크놀로지엑스포에서도 국내 로봇공학자 및 자율주행, 휴먼인테페이스 전문가들과 실버산업전문가들의 협업으로 전시와 포럼이 병행해 이루어진다.
전시는 인공지능, 로봇, 이동기술과 휴먼인터페이스, 헬스케어, 주거 및 라이프, 문화 오락 등 6개 분야로 나누어 이루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체가 노인수발에 활용되는 사례들이 선보인다. 일본의 개호테라피로봇 파로, 시니어대화로봇 카보짱, 스마트홈 로봇 '아이지니' 등은 향후 시니어들의 동반자가 될 제품들. 이 밖의 시니어 케어 수면모니터링 시스템, 시니어운전시뮬레이션, 시니어를 위한 근력보조휠체어, 시니어온라인 교육디자인 등 시니어들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새로운 기술들이 대거 선보인다. 노인의 낙상예방, 응급구조 등의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디바이스와 이를 국내에 적용하고자 하는 플랫폼서비스 등 새로운 컨셉들도 소개된다.
한편, 윌리엄 커언스(ISG회장, 세계제론테크놀로지학회 회장), 권순교(한양대)교수 등 세계적 학자들이 주도하며 새로운 실버산업전문가들이 벌이는 포럼에서는 제론테크놀로지의 새로운 동향 및 산업화 가능성에 대해 심도있는 토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본 행사는 올해 13년째를 맞는 복지용구전시회 SENDEX가 최근의 4차 산업적 접근을 위해 별도로 마련한 행사. 실버산업 현장 전문가들의 모임 한국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1년간 준비해 온 행사이다. 본 행사를 기획, 진행한 심우정(한국실버산업전문가 포럼)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되는 ‘2017 제론테크놀러지엑스포&포럼’은 4차산업의 핵심기술이 어떻게 노후 삶의 질을 바꾸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낼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며 “특히 ISG의 참여 등 이번 행사를 통해 제론테크놀로지 분야 국제협력 및 협업의 계기가 마련되어 국내 유관분야 경쟁력 가속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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