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유엔(UN) 인권기구가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한국 기업이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장에 미흡하다고 지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내렸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노동기본권을 확대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는 11일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는 UN 인권기구의 권고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 9일(제네바 현지시간) UN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사회권 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최종 권고문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사회권 위원회는 한국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전반을 심의한 뒤 이번 권고문을 발표했다.
사회권 위원회는 UN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에 가입한 국가가 제대로 조약을 이행하는지 5년마다 심의한다. 한국 기업이 노동자의 인권 보호에 소홀하고, 정부가 이를 관리감독하는데 미흡했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위원회는 특정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87호와 98호 비준과 하청업체·특수고용직노동자의 보호를 주요 권고 사항으로 제시했다.
위원회가 기업이 쟁의행위에 참가한 노동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보복 조치로 규정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 정부가 이를 조사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파업권을 행사하는 데 노조가 제약을 받고 있고, 필수유지 업무에 포함된 업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노조의 파업권이 효과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며 "기업은 파업권을 침해할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위원회의 이번 권고에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 정부가 권고를 받아들여 노동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단체인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는 "ILO에서도 손배가압류 문제를 수차례 시정을 권고했지만 정부와 국회는 수용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노조에 청구된 손해배상 금액은 1867억으로 치솟았고, 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자는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계는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경영상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손해배상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직장폐쇄가 있다. 노조 파업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할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길이 없다는 게 경영계의 설명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위원회의 권고에 대한 이행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2022년까지 제출해야 한다.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손배가압류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