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가 지난 6월5일 국내 출시된 지 어느덧 4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 동안 BAT코리아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를 출시했고 국내 담배회사인 KT&G도 자체 개발 전자담배인 가칭 '릴'(Lil)을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궐련처럼 생긴 담배 스틱을 전용 담배 기계(디바이스)에 넣어 쪄서 증기를 내 피우는 방식이다. 니코틴 용액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연초를 사용하고 담배 스틱도 궐련 형태여서 맛과 형태가 일반 담배와 가장 비슷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아이코스는 필립모리스가 10년 동안 개발비 2000억원을 투자한 제품으로 가격대가 기존 담배와 비슷 하지만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 본체 기준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넘어서는 등 애연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내에서 아직까지 관련 과세 규정이 정확하게 만들어지지 않고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여진 궐련형 전자담배는 아직까지 관련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전자담배에 준하는 세금이 적용된다. 신종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로 봐야 할지, 전자담배로 볼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는 올 초 신종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담배소비세 g당 88원, 건강증진부담금 g당 73원을 매기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별소비세가 정해지지 않아 아이코스 등 궐련형전자담배는 기존의 '파이프 담배' 품목으로 세금을 매기고 있다.
파이프 담배에 붙는 개소세는 g당 21원으로 일반 궐련형 담배가 g당 594원인 것을 감안할 때 현저하게 낮은 금액이다.
비가격 규제면에서도 신종 전자담배는 유리하다. 전자담배용 경고그림은 주사기 이미지와 중독위험 문구를 게재하면 되기 때문에 10여종의 혐오그림을 전면에 배치해 놓은 일반 궐련담배와 비교하면 수위가 다소 낮다는 평이다.
지난해 국내 담배 총 판매량(36억6000만 갑)을 기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이 4%에 이르렀을 때 판매량은 약 1억 4500만갑에 달하며, 담뱃세는 2270억원이 덜 걷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세금(1739.7원)을 제외한 출고가(소매점 마진 포함)는 2560.3원으로 판매가 대비 출고가 비중이 59.5%에 달한다. 일반 담배(26.1%)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다시 말해 챙겨가는 마진율이 높다는 얘기다.
'비엘'이라는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와 유사하나 신종 담배에 대한 입법 미비로 전자담배로 분류돼 일반담배 대비 52.4%의 낮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전자담배 세금 올리면 금연율 높아질까
국회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 인상 재논의에 들어갔으나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9월19일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 인상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자 과세 공백을 막기 위해 일단 일반담배의 80% 수준으로 세금을 인상하되, 추후 재개정을 거쳐 100%로 인상하도록 하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에 국회는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과 관련한 개별소비세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허위자료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끝내 파행됐다.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은 "지난 회의에서 필립모리스에서 제출한 서류가 허위로 밝혀졌다"며 "일개 담배회사가 자신의 이익을 방어하려고 제출한 사적 자료가 기재위 책상에 올라왔다. 조경태 위원장이 그것을 방치하도록 했다고 생각하는데 해명하라"고 사과를 요구했으며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도 가세했다.
이에 조경태 위원장은 당시 회의 속기록을 근거로 "정부가 자료를 준비해서 제출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기획재정부에 자료 요청을 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란 담뱃잎으로 만든 궐련을 태우는 일반 담배와 달리, 특수 제작한 연초를 기계에 쪄 수증기를 마시는 비발화 가열 담배를 지칭한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아이코스와 글로 등이 이에 해당하며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기존 흡연자들의 유입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는 일반담배보다 낮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일반담배에는 1갑(20개비) 당 594원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과세 기준이 없어 한 갑당 126원이 적용되고 있다. 이번 정부안이 통과할 경우 아이코스 기준으로 한 갑당 개별소비세는 126원에서 461원으로 오르게 된다.
다만 앞서 시행됐던 담뱃값 인상이 금연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이번 개별소비세 인상 방침도 국민건강과는 상관없는 서민 증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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