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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7일 여야 지도부 회동 추진
"초당적 안보대화"…한국당, 문 대통령-홍 대표 영수회담 ‘역제안’
2017-09-25 17:51:14 2017-09-25 17:51:14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유엔 순방외교를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앞둔 오는 27일 여야 5당 지도부를 청와대에 초대해 순방결과를 설명하고 여야 협치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단체회동이 아닌 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간 단독회담을 요구해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이와 같은 내용을 밝히고 “이 대화는 안보 중심으로 초당적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초청할 계획이나 각 당의 의사를 존중해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추석 연휴 등) 이번 주와 다음 주 일정을 보면 27일이 가장 적합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날짜는 방미와 유엔총회 순방 결과, 안보 문제를 포함해 설명드려야 할 가장 적절한 시기가 있다. 그 시기를 고려해 제안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폐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정치보복에 여념이 없는데 적폐세력의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다만 강효상 대변인에 따르면 홍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응하겠다. 실질적인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면 언제라도 갈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단독 회담을 역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변인은 이와 같은 한국당의 역제안에 “여야 대표 회동은 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정당 협치’ 문제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박 대변인은 “저희는 이 노력을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하는 중이라 공식적으로 그런(불참) 답변을 아직 받은 바는 없다”면서 “다만 저희 제안에 대해 잘 회동이 이뤄져 전체적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보여지길 희망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을 배제한 4당 지도부만 우선 모이는 것도 대안으로 언급된다. 실제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방미·방독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 순방외교 성과를 설명했을 때도 홍 대표는 불참했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주어진 과제가 굉장히 많아 협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분들이 머리를 맞댈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참여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이른바 ‘한국당’ 패싱을 시사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홍 대표의 단독회담 제의는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 ‘반문(문재인) 진영’ 대표성을 확보하려는 속셈”이라며 “청와대와 다른 정당들 입장에서 한국당을 제외하고 회동을 진행해 성과를 도출하고, 추석 밥상머리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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