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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vs SPC, '수제버거'로 진검승부
잭팟 터진 SPC '쉐이크쉑'…영토확장 신세계 '자니로켓'
2017-09-11 06:00:00 2017-09-11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수제버거 시장을 두고 대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외식경기 불황 속에 그동안 시장 성장 추이를 신중히 살피며,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매장 확대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며 새 먹거리로 '수제버거'를 삼고 있다. 특히 신세계(004170)와 SPC그룹은 오너의 강한 의지 속에 미국 본토 수제버거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031440)는 지난달 28일 미국 정통 수제버거 레스토랑 '자니로켓'의 글로벌 400번째 매장으로 스타필드 고양점을 오픈했다.
 
자니로켓은 198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리지널 햄버거'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문을 연 수제버거 레스토랑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 31개국에서 매장을 운영중이다. 2011년 신세계푸드를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뒤부터 '정용진 버거'로도 이름을 알렸고 정 부회장 역시 수제맥주펍 '데블스도어'와 함께 신세계푸드의 핵심 외식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자니로켓은 현재 신세계그룹 관련 매장을 중심으로 30곳에서 직영점으로 운영하던 것에서 최근 들어 가맹사업까지 본격 시작하며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수제버거는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외식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국내에선 '프리미엄 버거'를 앞세웠던 크라제버거가 시초다. 크라제버거는 1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성장을 거듭했지만 사업다각화 등 악재가 겹치며 2013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이후 수제버거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다 뒤늦게 수제버거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고 신세계가 '자니로켓' 론칭 후 뒤늦게 가맹사업까지 확대하고 나선 데에는 지난해 SPC그룹이 국내 론칭한 '쉐이크쉑'의 역할이 컸다.
 
쉐이크쉑의 국내 상륙 소식이 전해졌을때만해도 '크라제버거'의 실패 사례 등이 거론되며 업계에선 반신반의했다. 이미 수제버거 브랜드들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전례가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쉐이크쉑'은 국내 대표 수제버거 브랜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 7월 쉐이크쉑 국내 1호점을 서울 강남에 첫 오픈했고, 강남점의 1년간 일평균 방문자 수(주말 포함)는 3500~4000명을 기록하며 수제버거 시장 열풍을 주도했다.
 
'쉐이크쉑'도 신세계의 '자니로켓'과 마찬가지로 미국 본토 브랜드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영국, 일본, UAE 등 세계 주요 13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해외를 여행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던 '쉐이크쉑'이 SPC의 주도로 국내에서도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SPC는 강남점 이후 지난해 말 청담점에 이어 올 4, 5월 동대문 두타점과 분당 AK플라자 내 분당점을 열고 지난달 31일에는 스타필드 고양에 쉐이크쉑 5호점을 오픈했다. 경쟁사인 신세계의 스타필드에서 경쟁 브랜드인 '자니로켓'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된 셈이다. 실제 이날 개점식에는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외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참석해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편 식품업계에서는 국내 햄버거 시장을 약 2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수제버거 시장은 약 2000억원 규모로 10% 내외로 비중이 크지 않지만,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등 기존 패스트푸드의 퇴조와 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쉐이크쉑의 성공 이후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의 수제버거 시장 진출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패스트푸드가 범람하던 시대에서 '프리미엄'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가볍고 빠른 한끼에서 '요리'로서 수제버거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어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필드 고양점에 나란히 입점한 신세계의 자니로켓 내부 전경(왼쪽)과 SPC의 쉐이크쉑 매장 앞 대기고객들의 모습이다.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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