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탐정의 자산관리)메자닌시장 급성장 과열인가요
"유행 쫓기 지양…철저한 분석 통해 선별투자 나서야"
2017-09-08 08:00:00 2017-09-08 08: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내 일은 남들이 모르는 걸 아는 거야."(셜록 홈즈) 미스터리한 사건을 푸는데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탐정 셜록이 있다면 여의도에는 재무 회계를 읽어주는 ‘맨발의 셜록’이 있습니다. ‘28년 증권맨’ 원강희 KTB투자증권 리스크관리실장(사진)입니다.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탐정 사고방식은 금융투자업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름했다고 합니다. 맨발은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의밉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재무탐정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는 금융 관련 지식을 통찰력 담긴 ‘글발’로 풀어냅니다. 돈의 흐름을 쥐고 다루는 자본시장에 구구절절한 조언은 달지 않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격주로 여의도 맨발의 셜록을 만나 탐정의 시각으로 자본시장을 들여다 봅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일컫는 메자닌. 국내 메자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며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투자자들까지 가세한 결과인데요. 올해는 국내 메자닌 투자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실제 지난 2015년부터 자문사는 물론 헤지펀드, 증권사 고유자산운용(PI) 부서 등의 전폭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메자닌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데요. 주식과 채권의 중간형태라는 메자닌은 정확히 어떤 상품인가요.
  
▲메자닌은 원래 건물의 1층과 2층 사이 중간 층을 뜻하는 용어로 증권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다 가지고 있는 중간적 성격의 증권을 뜻하는 용어로 흔히 쓰입니다. (때로는 선순위 채권과 후순위 채권 사이의 중순위 채권을 뜻하기도 합니다.) 메자닌의 대표적인 상품이 말씀하신 대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이 되겠습니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해서 메자닌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죠.
 
전환사채는 채권으로 가지고 있다가 일정한 가격에 그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입니다. 전환을 하므로 채권을 발행회사에 납입하면 발행회사가 채권을 받고 해당하는 만큼 주식을 발행해 돌려주는 형태가 됩니다. 반면 신주인수권부사채는 회사에 일정한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라고 요구하고 그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입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분리형과 비분리형이 있어서 분리형의 경우 채권은 팔아버리고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만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고 주금을 납입하면 주식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반면 비분리형은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분리해서 팔 수 없는 형태입니다. 마지막으로 교환사채라는 것은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을 뜻하는 것으로 교환사채의 경우에는 주식이 반드시 발행사의 주식 뿐만 아니라 발행사가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을 해 줄 수도 있는 채권입니다. 일례로 한화건설은 한화생명 주식으로 교환해 주는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메자닌 관련 상품을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주식 전환 전에 사채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 주식으로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꼽는데요. 투자자 입장에서 누릴 수 있는 메자닌의 매력은 어떤 게 있을까요.
 
▲메자닌 증권들은 이론적으로는 하방으로는 하락 위험이 제한적이고, 상방으로는 무제한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에 증권 중 형태상으로는 가장 매력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채권을 보유하면서 이자를 받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교환하여 주가 상승에 참여할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또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경우에는 채권을 팔고 신주인수권(워런트)만 가지고 있으면 적은 돈을 투자하여 높은 주가 상승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과거 2009년 기아자동차가 신주인수권을 발행했었는데 이때 기아자동차의 신주인수권에 투자를 해서 2012년 기아자동차의 주가가 8만원 대까지 상승할 동안 보유하고 있었다면 약 36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메자닌을 담은 메자닌펀드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된 점도 주목됩니다. 지난 2013년 약 1000억원 규모였던 메자닌펀드 설정액은 현재 1조원대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불과 3년 만에 10배 넘게 성장한 건데요. 사모시장을 중심으로 커진 메자닌펀드는 기업의 사채 발행 수요와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맞물리며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라인업 강화를 위해 메자닌 투자에 집중하는 메자닌펀드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러자 투자과열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에 나오는 메자닌 물량은 한정돼 있는데 너나 할 것 없이 몰리다 보니 물량 확보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투자처 발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부실투자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사채발행이 디폴트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이밖에 우려되는 점은 어떤 게 있는지 짚어주시기 바랍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메자닌 증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우량한 발행회사의 메자닌은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갈 틈도 없이 기관투자가들이 줄서서 받아가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채권에 대해서는 아예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무이자부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까지 발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주가상승에 기대에 주가 차익을 노리려는 메자닌 투자자들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메자닌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다보니 과거에는 시장에 접근할 수 없었던 부실한 기업들도 메자닌 증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부실 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경기가 좋을 때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하면 대량으로 부실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몇몇 기업들의 메자닌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또 한가지 생각해야 하는 점은 주식관련 사채가 발행되면 유상증자를 하는 것 처럼 주식 가격에 희석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만일 주식관련 사채가 대량으로 발행된다면 이들 채권이 전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당 순이익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계산해 보고 이러한 변화가 주식 가격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살펴 보아야 하겠습니다.
 
워런버핏이 지적하듯이 증권시장에서는 처음에는 현명한 행동이었던 것들이 나중에 따라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은 행동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메자닌 투자가 투자자들에게 형태상으로 유리한 만큼 표면이자율이 낮다든가 그렇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기 힘든 부실한 기업들이 발행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유행에 휩쓸려 투자하기 보다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 메자닌 투자와 관련한 당부사항 부탁드립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이 그의 유명한 책 증권분석에서 메자닌 증권에 대해 했던 말로 대신할까 합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일반적으로 메자닌 증권은 순수한 채권투자의 요건을 만족시키거나, 아니면 순수한 주식투자의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두 가지의 요건 중의 한가지 요건을 확실히 만족시켜야 하지, 애매한 중간 지대를 선택해서는 안된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메자닌 증권에서 투자자가 채권의 매력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주식의 매력을 취할 것인지를 확실히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렇지 않고 둘 중 하나의 이익은 대충 돌아오겠지 하는 애매한 태도를 갖는다면, 이는 곧 애매한 사고로 이어지고, 이러한 사고는 투자자를 정신적, 재정적으로 해이하게 만들어 투자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메자닌 증권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메자닌 증권이 채권으로서 혹은 주식으로서 적어도 어느 한 쪽에 분명한 이익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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