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 기자]이혼 후 서울 종로구에 홀로 사는 문모씨(81)는 한 달에 기초연금 20만6050원으로 살고 있다. 월세 16만7000원을 내고나면 고작 남는 돈은 4만원 남짓. 게다가 발가락 기형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지 않고는 생활이 어렵다.
문씨는 그간 6차례 생계급여를 신청했는데 번번이 탈락했다. 부양의무자인 세 딸 중 첫째딸이 '부양능력 있음'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문씨의 첫째 딸은 아들이 장애인이라 아버지를 부양하기 힘겨운 형편이다.
하지만 올 11월부터는 문씨도 기초생활보장 수급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이 완화되면서 현재 받는 기초연금에 생계급여 28만9000원, 주거급여 17만3000원을 더해 총 66만9000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병원에 가면 의료급여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내년 10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중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다. 앞서 오는 11월부터는 수급자 및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 또는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주거·생계·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10일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기준 전국에 문씨처럼 소득이 중위소득의 40% 이하(1인가구 기준 올해 66만여원)이면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이 93만명 가량인데 앞으로 3년내 최대 33만명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먼저 정부는 소득 기준으로 따지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 포함되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실제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을 수 없는 '비수급 빈곤층'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10월부터 주거급여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부양의무자 기준'이란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 선정과정에서 자녀 등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그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조사해 신청자를 수급대상에서 제외하는 장치를 말한다.
올해 11월부터는 주거·생계·의료급여 수급자와 부양의무자 가구 모두에 노인 또는 중증장애인이 있는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또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재산 하위 70% 중증장애인과 노인이 포함된 경우 각각 2019년과 2022년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의 핵심은 정부가 돌봐 오지 않은 사람을 빈곤 정책의 중심에 새롭게 두는 패러다임 전환에 있다"며 "모든 국민이 누리는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더욱 튼실하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빈곤가구를 방문해 주민의 얘기를 듣고 있다.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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