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출 증가세 둔화 전망…수출 '낙수효과'도 약해졌다"
"자동차·선박 계속 고전…반도체도 중국과 경쟁"
2017-07-31 12:00:00 2017-07-31 14:09:44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주력품목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성장세를 견인해왔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
 
한국은행은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수출주력품목들의 차별화 현상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관세청의 수출입현황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20일까지 연간누계 수출증가율은 16.4%로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7월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주력품목별 수출 여건을 살펴보면 반도체, 자동차, 선박 수출은 2015년 이후 동반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도체만 반등한 모습이다.
 
반도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관련 기기의 고사양화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출 여건이 호전됐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분야의 수요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은은 "신기술 분야에서의 반도체 수요가 더욱 확산되면서 이번 호황이 과거에 비해 장기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최근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관련 기기의 추가적인 고사양화가 제약될 경우 과거에 비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병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은 반도체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반도체의 경우 선·후발업체 간 2~3년에 이르던 기술격차가 최근 6개월~1년으로 단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2016년 이후 현지생산 증가에 따른 대미 수출 둔화, 사드 관련 마찰에 따른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 등이 겹친 영향이다. 중국과의 통상여건, 미국의 보호무역기조 등이 자동차 수출 부진의 장기화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 역시 글로벌 조선 업황 부진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해양플랜트 인도 일정에 따른 선박 수출 실적 향상 가능성이 있고 신규 수주 역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 하반기 이후 개선세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선박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45.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는 47.7% 증가했다.
 
한은은 "향후 수출은 당분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겠지만 증가세는 다소 약화될 것으로 판단되며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품목별 차별화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수출이 내수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과거에 비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0.60, 15.0이던 수출의 부가가치유발계수, 취업유발계수는 2014년 0.55, 7.7로 각각 하락했다. 수출 대기업의 주력 품목이 장치산업에 집중돼있어 고용 창출력이 약화되고, 기업들의 해외 현지생산이 확대된 점, 글로벌 가치사슬 심화에 따른 수출의 수입의존도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한은은 국내경제의 견실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통화정책이 조정 국면에 있음을 재차 시사했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품목별 수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 자료/관세청, 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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