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며 납품하는 김 모씨는 한 P2P 사이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한 중견 패션 아울렛 몰 운영사 A社로부터 받아서 할인했던 어음이 P2P사이트에서 거래됐기 때문이다. 어음이야 유통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해는 가지만, 자신이 할인 받았던 금리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금리에 거래 됐기에 놀랐다.
실제로 P2P 업체인 단비펀드의 홈페이지에서는 거의 매주 전자어음이 거래되고 있다. 김 모씨는 A社 발행 어음을 사채업자로부터 월리(월 금리) 약 2%에 할인을 받았으나, 단비펀드 홈페이지상에 게시된 A社 발행 어음할인 금리는 불과 월 0.9%(연 10.8%)였다. 중간에 어떤 유통 과정(어음의 분할, 대금 결제 등)을 거쳤는지 확인하는 것은 내부 정보라 확인할 수는 없으나, 이렇게 금리가 차이나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충격을 주는 것 같다.
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단비펀드라는 P2P 업체는 어음할인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도 "대출자(차주, 어음할인 의뢰자)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낮은 금리 형성은 금융비용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환영 받을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A社의 신용등급은 BB등급 이었다. 그렇다고 BB등급이 모두 할인되거나, 0.9%에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대전에 위치한 기체 펌프 압축기 제조업체인 B사의 신용등급 또한 BB등급이지만, B사는 대기업 계열회사라는 이유로 B사 발행 어음(액면액 4600만원, 만기 3개월) 할인 금리는 월 0.6%(연 7.2%)에 형성되었다.
한편 C사 발행 어음(액면액 1350만원, 만기 2개월)의 경우는 비교적 낮은 신용등급(B등급) 임에도 불구하고 월 0.75%(연 9%)에 할인되기도 하였다.
단비펀드의 한 관계자는 "명동 사채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는 보통은 세 단계로 구분되는데 전주(일명 쩐주) 금리, 중간 업자(일명 사채업자) 금리 그리고 손님 금리(영업사원 마진이 포함된 금리)가 그것이다"며 "P2P 플랫폼에서의 어음할인 금리는 전주와 고객을 직접연결해 주기 때문에 중간의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에서 어음할인을 하고 있는 한 업자는 "안그래도 사채시장이 많이 죽어가는데, P2P업체마저 등장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실제로 어음할인을 하고 있는 P2P업체가 하나 밖에 없지만, 이 업체가 잘 되면 기존의 사채업자들도 P2P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고자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였다.
실제로 한국증권전산(코스콤)이 출자한 전자어음할인 전문 P2P 사이트도 조만간 론칭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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