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이달 중 임금단체협약 타결을 목표로 한 가운데, 기본급 삭감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4·5도크 가동 중단에 따른 유휴인력의 고용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기본급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마지노선을 임금동결로 설정했다. 14개월 째 임단협이 표류하면서 노조는 경영권 승계 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최후의 압박수단을 꺼내들었다.
5일 현대중공업과 금속노조 현중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4일 3차 통합교섭을 벌였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났다. 노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금교섭을 동시에 진행하는 통합교섭에 돌입했다. 회사 제안으로 마련된 통합교섭은 노사 모두 7월 내로 교섭을 타결하자는 공감대에 따라 열렸다.
임단협 장기화의 본질은 임금이다. 지난 1월 사측은 기본급 20% 삭감을 노조에 제안했다. 노조는 지난해 8월 연장수당을 폐지했고 기본급 동결까지 받아들인 만큼 삭감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김병조 지부 정책실장은 "연장수당이 없어져 1인당 최소 4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급여가 줄어들었다"며 "임금동결까지 했는데 또 양보를 하라는 건 노조의 역할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경영 상황에 대한 노사간 입장도 엇갈린다. 회사는 수주량 감소로 4·5도크 가동을 중단, 이로 인해 5200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정도로 여건이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본급 삭감이 필요하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본급을 한시적으로 줄이면 120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유휴인력 고용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위기를 지나치게 조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정책실장은 "4·5도크는 물량이 몰리는 시기가 아니면 수리 전용 도크로 사용돼 가동 중단은 사실이 아니다"며 "엔진사업부를 제외하고 유휴인력도 없고, 2만5000명의 사내하청 인력도 정상근무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1분기 62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계열사를 제외한 현대중공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90억원이다.
노조는 한발 더 나아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 문제를 정조준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10.15%를 보유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다. 노조는 정 이사장이 장남인 정기선 전무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사업부를 4개로 분할했고, 현대로보틱스와 3사간 주식 교환 과정을 마치면 정 이사장의 그룹 지배력이 공고히 된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부 분할은 비조선 사업부의 독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노조 주장을 부인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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