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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증시활황에도 신규채용에 소극적
주요 증권사, 채용규모 미확정…조직슬림화, 비대면거래 증가 등 영향
2017-07-04 17:31:00 2017-07-04 17:31:00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올해 코스피가 한때 2400선을 돌파하는 등 활황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채용규모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몇년간 업황이 좋지 않았고 인공지능(AI)이나 로보어드바이저 등 IT 분야 발달로 증권사들이 채용을 확대할 여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하반기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채용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시활황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진행돼온 조직슬림화 기조가 지속되고 인공지능 발달 및 비대면 거래 증가 등의 요인으로 증권사들이 신규채용에 소극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신입직원 80명, 경력직원 120명 등 200명을 채용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신입 50명, 경력 50명 등 100명을 뽑았고 하반기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채용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KB증권은 작년 채용형 인턴으로 인턴A(대졸사원) 22명, 인턴B(고졸, 초대졸) 18명을 채용해 39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IT 분야에서도 7명을 뽑아 총 46명을 채용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채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모집시기나 규모 등 상세한 사항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2014년말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한 후 3년간 공채를 통한 신규채용이 없었었으며, 올 하반기 채용여부는 불투명하다. 삼성증권은 하반기부터 그룹차원이 아닌 각 계열사에서 채용을 담당하게 되는데, 올해는 두자릿수 규모의 채용이 예상된다.
 
작년 신입직원 18명, 경력직원 62명을 뽑은 대신증권은 현재 경력직원 30명만 채용했고 하반기 계획은 미정이다.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조만간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작년보다 채용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올해 상반기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워낙에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 수입이 기대보다 크지 않다”면서 “증권사에서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기는 어려우며, 수년간 지속적으로 인력과 지점을 줄여나가면서 조직을 재편하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보다 채용규모는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로보어드바이저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신규 고용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게다가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각각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채용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도 “올해 증시가 매우 좋았지만 최근 4~5년간 업황을 살펴보면 좋지 않았던 시기가 훨씬 길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증권사들이 채용 확대에 나설 여력은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편, 인수합병(M&A) 후보로 거론되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채용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점도 거론된다. 현재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있는 상황이다.
 
백정현 사무금융노조 홍보국장은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고용이 불안하지만 인수대상으로 거론되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신규채용은 커녕 향후 구조조정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무금융노조에서도 고용안정 및 구조조정 사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증시는 활황세를 보였지만 증권사들은 채용에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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