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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성과보수펀드 판매 뒷짐
금투업계 "주식 강세 …절대수익형 펀드 매력도 낮아"
은행권 "전산 시스템 조기 구축, 시장선점"
2017-06-20 15:28:27 2017-06-20 17:57:3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자산운용의 책임을 강조하는 취지로 이달 초 출시된 성과보수펀드의 초기 판매에 증권사들이 뒷짐을 지고 있다. 성과보수 산정에 대한 전산시스템이 차별화돼야 하는데다, 절대수익추구형인 성과보수펀드가 현재 시황에서 매력도가 낮다는 인식에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P자산운용, 삼성증권,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에서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일부 대형은행과 펀드슈퍼마켓(펀드온라인코리아)에서 초기 판매 선점에 나선 것과 달리 증권사는 무관심한 모습이다.
 
현재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과 펀드슈퍼마켓에서만 성과보수펀드를 판매중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전용 S클래스로 전체 판매금액의 22.4%를 점유했다.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펀드슈퍼마켓을 통하면 운용보수는 물론 판매보수까지 절감할 수 있어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출시 초기라고 해도 펀드당 판매사가 1~2곳에 그친 것은 이례적이다. 우선은 성과보수펀드의 환매 특징이 원인으로 꼽힌다. 성과보수펀드는 펀드 수익률이 일정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낮은 운용보수를, 수익률이 이를 초과할 때는 초과분의 일정비율에 대해 성과보수를 받도록 설계했다. 따라서 환매가 일어날 때 성과를 측정해서 성과보수를 매기기 때문에 이를 정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성과보수시스템은 판매사에서 부담해 갖춰야 하기 때문에 한달가량 시스템 개발을 준비했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1월부터 가이드라인이 나왔고 이후 4월부터 전산자원과 개발인력 2~3명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판매사에 기존에 없던 로직 시스템을 요구한다"며 "향후 판매처는 증권사와 다른 은행들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보다 주식이 강세인 상황에서 매력 발산을 못한 게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성과보수펀드 대부분이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대수익추구형이 아니라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절대수익형이다. 성과보수펀드를 출시한 A운용사 관계자는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주식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시장상황 영향이 가장 크다"며 "절대수익추구형이 대다수여서 상승기인 지금 시황에서는 성과보수를 내지 않는 기존 펀드가 낫다는 인식에서 증권사의 관심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공감대를 얻지 못한채 금융위 주도로 성과보수공모펀드 제도가 시행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운용사의 의지로 시작한 상품이 아니다. 구색 맞추기 식으로 상품은 나왔지만 어느정도 반응이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과 펀드슈퍼마켓에서만 성과보수펀드를 판매중이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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