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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위원회, 경총과 첫 만남서 '날선 경고'
"사용자 이익에 매몰되지 말라"…경총 "일자리정책 쌍수 들어 환영"
2017-06-19 17:25:30 2017-06-19 17:41:17
[뉴스토마토 구태우기자] 일자리위원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마주했다.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을 비판해 논란을 샀던 경총은 이날 여론을 의식한 듯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의 주체인 기업에 대한 지원과 기득권층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주문하며 재계 대변자로서의 역할도 잊지 않았다. 
 
19일 오전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병원 경총 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자리위원회와 경총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달 25일 김영배 경총 부회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부의 노동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뒤 양측이 공식적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문은 이용섭 부위원장이 열었다. 그는 "경총은 사용자의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국가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양보하고 배려하길 기대한다"며 경총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특히 "(경제가) 물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위주로 바뀌는데 신자유주의 정책만 고집하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언론과 이익단체가 (정책의)긍정적 효과를 무시하고 부작용만 부각시키면 시행되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경총이 일부 보수언론 등과 함께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것에 대한 노골적 불만의 표시로 읽혔다.  
 
이에 대해 박병원 경총 회장은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정한 걸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6년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의  파주공장 준공 사례를 일자리 창출의 롤모델로 언급했다. 당시 업계는 15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와 9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는데, 중앙정부와 경기도 그리고 파주시의 종합적인 지원으로 공장이 준공됐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동시에 질을 높여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의 모든 걸림돌을 제거하고 아낌없이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심하다"며 "격차 해소를 위해 기득권층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언급, 대기업의 정규직을 기득권층으로 규정했다.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도 꺼내들었다. 박 회장은 "노동시장 개혁으로 미취업 청년에게 일자리가 돌아갈 수 있게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자리위원회는 오는 20일과 23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찾는다. 민주노총은 30일부터 8일까지 9일에 걸쳐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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