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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 위협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호르몬 수치·초음파로 확인…체중감소·쇠약감 대표증상
2017-06-14 06:00:00 2017-06-14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유난히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피로를 쉽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식사량이 충분한데도 갑자기 체중이 줄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차병원의 도움말로 갑상선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여성이 16만8129명으로 남성 6만6982명보다 2.5배 이상 많았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서 가장 돌출된 부위인 후두와 아래쪽 기관인 흉골(복장뼈) 사이에 위치한다. 갑상선호르몬을 합성하고 분비하는 기관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내의 대사과정을 촉진해 에너지와 열의 생산을 담당하고 체온 조절에 관여한다.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갑상선 질환은 어느 연령이나 성별에서도 발생 가능하지만,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기능항진증의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갑상선 질환이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부 면역조절 유전자, 기타 호르몬분비 등과의 관련성이 거론되고 있다. 갑상선기능장애는 조기에 진단하고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경우 대부분 예후는 양호하나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는 질환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90% 이상의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이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고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지는 질환이다. 그레이브스병의 발생 원인은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함으로써 호르몬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 질환은 전체 환자의 약 85%가 20~60세에 발생한다. 가족 중 갑상선질환 환자가 있는 경우가 많고, 스트레스가 유발요인이 될 수 있다.
 
혈액 속에 증가된 갑상선호르몬에 의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몸의 신진대사 촉진하고 에너지를 지속 소모시키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지 못하게 된다. 몸의 피로감과 전신쇠약감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떨림, 신경과민, 불면, 체중감소, 가려움증, 잦은 배변 및 설사, 가려움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월경이상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김수경 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더위를 심하게 타거나 떨림과 두근거림 등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으나, 다른 증상은 거의 없이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때문에 건강진단을 해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며 "또 일부 환자는 피부가 가려워서 피부과 전문의를 먼저 찾기도 하고, 설사 때문에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거나 불안 등으로 신경정신과를 방문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브스병은 40~50%의 환자들에게는 완치가 되나, 나머지 경우에는 호전과 악화(재발)를 반복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법으로는 항갑상선제, 수술, 방사성 요오드 요법 등이 고려된다. 각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치료로 주로 항갑상선제를 사용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는 항갑상선제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개 1~2년 동안 사용하며, 관해(약을 중단하고 갑상선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상태)에 이르지 못하면 더 오래 복용할 수도 있다. 항갑상선제의 용량을 많이 사용해야 하거나, 증감량을 반복해야 하거나, 관해에 이르렀다가 다시 재발하거나, 약물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이나 방사성요오드로 치료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는 잘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단백질, 당질, 무기질, 비타민B 복합체 등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배변 횟수가 잦아질 수 있으므로 장 운동을 증가시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갑상선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원래대로 체중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지나친 음식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음주를 하면 떨리는 증상이 심해지거나 땀을 흘리는 등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수경 교수는 "장기간의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적거나, 약물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 중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어려운 경우, 갑상선종이 매우 커서 주위조직을 압박하는 경우,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결절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외과의와 상의해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런 피곤함, 체중 변화,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갑상선 질환이 의심된다. 초기에 치료하는 경우 대부분 예후가 좋으나 장기간 방치할 경우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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