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유통업계 신용도의 열쇠를 쥔 해외사업 실적이 줄줄이 부진한 결과를 내보이면서 정기 신용평가 전망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주력 사업지역인 중국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신용도 방향성이 떨어질 우려가 커졌다.
7일 국내 일부 신용평가사들은 하반기 유통업황과 신용도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특히 유통업체들의 국내 실적이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어 해외사업의 영업적자가 과거 대비 눈에 띄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외사업의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데다 특히 해외법인에 지원되는 자금 탓에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어 각 업체 신인도에 하향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배인혜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해외사업이 부진하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의 이익 추이는 견조한 반면 중국에서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중국사업에서 매년 거액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최고경영진이 공식적으로 중국에서 완전 철수한다고 의사를 밝힌 상태다.
1997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마트는 한때 30개에 육박하던 현지 매장을 단계적으로 철수해오다 적자 누적에 못 이겨 결국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속적인 해외사업 축소로 이마트의 연결재무제표에서 해외사업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해졌다. 2011년 매출액 중 5.3%에 달하던 해외비중은 지난해 기준 1.5%(2194억원)로 줄었고 올해 중국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을 감안하면 해외사업이 이마트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이마트의 베트남사업은 시장안착 단계라는 평가다. 또한 국내 유통시장의 저성장성에 적극적인 해외투자가 다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배인혜 선임연구원은 “시장 안착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사드 사태와 같은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내재돼 있어 시장동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사업 철수 시점과 관련 비용, 베트남 사업의 실적개선 여부, 해외사업 확대여부도 함께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드 악재에도 여전히 중국 사업 지속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롯데는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3월 말 기준 중국 롯데마트 96개점 중 86개점은 영업정지(73개점), 또는 자체휴점(13개점)으로 영업을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영업정지 해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가고 있으나 영업정지가 해제돼도 중국 대형마트 업계 내 낮은 시장지위나 사드 사태로 인한 브랜드 훼손 등의 영향은 감내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점포당 한 달 매출액이 영업정지 이전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롯데쇼핑의 중국 할인점의 총 매출액이 9258억원으로 전년보다 2130억원 축소되고 순차입금은 9908억원으로 1664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부문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본사의 재무적 지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행정조치(대형마트 영업정지) 등 영업환경 저하로 롯데쇼핑이 향후 외형 감소와 더불어 추가 영업손실 확대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정적 영업여건이 지속될 경우 중국사업 자체의 본원적인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본사의 추가 담보제공(약 860억원), 출자결의(약 2300억원) 등 재무적 지원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에는 등급하향 압력이 증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사업의 약화된 영업여건 회복 여부는 계속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른 실적추이와 본사의 재무적 지원여부는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일 수밖에 없어서다. 중국 대형마트의 영업 정지로 인한 추가손실 규모는 영업정지 기간이나 점포 수뿐만 아니라 중국시장 내 소비자 선호도나 구매교섭력 변화에 따른 기존점 성장률, 이익률 변동, 비용절감 정도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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