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끝나고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일만 남아 있다. 일부 야당은 여전히 어깃장을 놓고 있다. 김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주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에게도 적지 않은 흠결이 있다는 선입견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일부 부정확한 보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청문회가 열리고 보니 의혹은 대부분 해소됐다. 오히려 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의 수준 낮은 질문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김상조 후보자는 의원들의 부당한 추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겸손하게 자신을 낮췄다. 헤라클레스처럼 잘 참아냈다.
사실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의 대부분은 근거가 허약하고 허무한 것들이었다.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부인 특혜취업 문제 등등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다운계약서 작성문제가 그렇다. 과거 노무현정부가 부동산 실거래과세 제도를 본격 시행하기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거래할 때 실거래가로 신고하는 개념 자체가 희박했다. 실거래가 신고제도는 노무현 정부가 정착시킨 것이다.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무겁게 매기겠다면서 강력하게 밀어붙인 결과였다. 그 당시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컸다. 실제로 위축시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노무현정부는 밀고나갔다. 그 이전에는 김상조 후보자가 말했듯이 누구나 부동산을 거래한 후 등기와 세금계산을 법무사와 세무사에게 맡겼다.
거래자는 그런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작성된 고지서대로 세금을 납부했다. 그 결과 부동산 거래자가 세금을 적게 낸 것이 사실이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단순한 관행 이상의 관행이었다. 사회적 통념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런데도 새삼스레 그 문제를 빌미로 김 후보자를 몰아붙이는 것은 사실 억지에 가깝다. 마치 피타고라스나 플라톤에게 영혼불멸을 이야기하면서 왜 세례를 받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도리어 김 후보자가 이제까지 살아온 한결같은 인생역정이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대기업의 사외이사나 연구비 지원을 모두 거절했다. 대기업에서 강연을 했을 때에도 약간의 강연료만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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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재벌이 던져주는 ‘꿀과자’를 모두 뿌리친 것이다.
김 후보자가 수도자나 개자추(介子推)처럼 독야청청(獨也靑靑) 살았던 것도 아니다. 그런 경우 주변에 꿀과자가 아예 없기에 유혹 받을 일도 없다. 반대로 그는 언제나 우리 경제의 현장 한가운데 있었다. 주변에는 향기로운 꿀과자가 많았고, 김 후보자가 원하면 받아먹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김 후보자는 그런 꿀과자를 한사코 마다했다. 그것은 결코 사소한 일도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다. 단호한 결의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 후보자가 밝혔듯이 스스로 칼날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통제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김 후보자는 지난날 재벌의 손길이 이 나라 구석구석 뻗치던 시절에도 흔들리지 않고 많은 일을 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되어 온 삼성그룹의 승계작업 과정에서 빚어진 편법과 불법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비판해 왔다. 그것은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고역보다 더 힘든 여정이었다. 헤라클레스가 대결한 괴물들에게는 지능이라고는 없었다. 그렇지만 김 후보자가 마주한 재벌은 고도의 ‘지능’까지 갖추고 있어서 훨씬 더 어려운 상대였다. 김 후보자와 시민단체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벌의 편법승계는 저지되지 않았다. 나라의 경제질서도 불공정해졌다. 그렇지만 김 후보자와 시민단체 끈질긴 노력이 우리나라의 경제개혁 운동은 뿌리내리고 발전해 왔다.
김 후보자의 경우처럼 어려운 길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걸어온 사람에 대해서는 관점과 입장이 다른 사람이라도 존중하는 법이다. 적대적인 국가나 세력이 싸울 때도 그런 인물에 대해서는 오히려 존경한다. 조조가 관우의 의리와 충성심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했듯이. 그러나 청문회 진행과정과 그 후의 야당 태도를 보면 인간사회의 오랜 불문율마저 외면당하고 있다. 정치적 입장과 처지가 다르더라도 존중될 것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사소한 흠결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더욱이 지금 이 나라에는 김상조 후보자처럼 공정한 경제질서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의 지식과 경험이 절실히 필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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