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문재인정부가 노동계와 정책공조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재계와는 거리두기를 지속, 양측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는 지난 2일 오후 민주노총에서 정책협의회를 진행했다. 정부 차원에서 민주노총을 찾아 정책협의회를 연 것은 이례적으로, 우호적 분위기 속에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양측 모두 노정대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정책공조의 틀을 다졌다. 이날 협의회에서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은 자신을 "민주노총 곁을 떠난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했고, 민주노총은 "대통령의 노동특사"라고 추켜세웠다.
민주노총은 이날 사회분과위원회에 노동·사회분야 핵심 정책과제와 9개 산별 조직 정책요구안을 전달했다. 핵심은 노정 교섭 정례화,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로 모아진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노정 대화를 요구했다. 현행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정부의 노동정책을 일방적으로 집행하고 노동계에는 합의만 요구해 사회적 대화기구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게 노동계의 중론이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동계와 협의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입법 등 선제적 조치를 당부했다.
최종진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은 "노동정책의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는 일까지 노동계와 협의하며 함께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시혜가 아닌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회분과위원장은 "친노동 정책이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사회분과위원회는 한국노총과 간담회를 열고 노정간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2일 오후 민주노총에서 최종진(왼쪽)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이 김연명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대 노총과의 우호적 기류와는 대조적으로 경제단체들에는 냉대 분위기가 확연하다. 4일 경제5단체 모두 "아직 정부로부터 어떤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를 두고 정경유착의 한 축으로 지목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최근 비정규직 발언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대한 정부의 불편한 심기가 재계에 대한 거리두기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전 정부 행보와 대조되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7일 만인 2012년 12월 당선인 신분으로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경련을 방문했다. 정부 출범 직전인 이듬해 2월에는 경총을 찾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경영인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새 정부에서 마치 적폐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경제계에도 똑같이 (소통의)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지금 분위기에선 얘기 한 마디 꺼내는 게 조심스럽다"고 눈치를 살폈다.
한편 각종 위원회에서도 노동계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위원장 특별보좌), 우태현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전문위원) 등 한국노총 출신 정책 전문가들이 국정기획위에 진출해 있다. 한국노총 출신 정길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전문위원도 전문위원으로 활동한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도 양대 노총 대표를 비롯해 비정규직·청년·여성 등 노동계 비중이 많다. 일자리위원회는 정부의 내각 구성이 완료된 이후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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