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파이낸스)제4신용평가사 다시 점검…시장에 활력 불어넣을까
이번 주 시장평가위원회 첫 회의에 업계 '촉각'
2017-06-04 09:10:29 2017-06-04 09:10:37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신규 신용평가사의 진입, 이른바 제4 신평사 설립을 놓고 주사위가 던져질 전망이다. 지난 30여년간 신규 진입이 없었던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새 형태의 신평사 진입이 허용될지 여부에 다시 한 번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평사 신규진입과 관련해 시장 환경을 점검하는 신용평가시장 평가위원회가 이번 주 첫 회의를 연다. 위원회는 신용평가시장 자체를 평가하기 위한 점검항목을 마련하고 현행 신용평가업 인가 요건을 강화,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점검항목의 예시로 신용평가 시장의 안정적 성장과 경쟁력과 시장의 적극적인 평판 형성, 신평사의 독립성, 이해 상충 방지체계, 부실평가에 대한 감독·제재 등을 들었다. 위원회는 매년 연말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제4 신평사의 설립 허용 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당시 신규 진입 내용을 제외한 이후 소강상태였던 제4 신평사 허용 논의가 다시 불붙은 배경이다. 현재 신용평가 시장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개사 체제로, 금융당국이 일부 회사에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경우 복수평가제 등의 시행이 어려워져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기존 체제에서 제4 신평사 진입을 허용할 경우 과당경쟁과 부실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시기조율에 들어간 것이다.
 
이석란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신용평가시장 평가위원회가 이번 주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의견을 교환한다”며 “인가 요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장평가 항목을 사전적으로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평가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 상장회사협의회, 신용평가업계, 금융당국 등이 추천한 위원 8인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맡았다. 위원회는 오는 상반기까지 신규 신용평가사 인가를 위한 시장 여건이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인가요건의 개선·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는 매년 체크리스트에 따라 시장 여건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신평사들은 제4 신평사 허용 여부를 둘러싼 당국과 시장의 논의에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신평업권의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0년간 과점체제를 다져온 신평업계에 새로운 신평사의 출현은 그 자체로 경쟁환경의 큰 변화다. 신용평가의 질이 떨어진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업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신용평가회사 역량평가 결과’에 따르면 시장전문가들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에 대해 '보통' 수준을 간신히 넘기거나 ‘낮음’ 수준의 평가를 내놨다. 신용평가 3사 모두 공통적으로 부도 발생 직전에 신용등급을 급격히 하향하는 등의 평가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제4 신평사 도입으로 기존 신평업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 활력을 불어넣을 ‘메기’의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들어오면서 은행업계 분위기가 환기되고 있다는 점에 미뤄 신용평가산업에서도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이 유사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등급평가와 등급조정에서 새로운 패턴을 시도함으로써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신평업계는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제4 신평사 도입이 오히려 기존 생태계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새로이 진입하더라도 기존 신평사와 차별성을 두지 못한다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평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신규 시장진입자는 기존 신용평가사들이 시도하지 않던 것들을 적극 도전해 차별화된 인식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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