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한화테크윈 노사가 사업부 분할에 따른 고용안정 방안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다음달 15일 주주총회 전까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을 바꾼 지 2년 만에 회사가 다시 4개 법인으로 쪼개지는 데다, 노사간 불신의 골도 깊어 험로가 예상된다.
22일 민주노총 소속 한화테크윈지회 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9일 오후 창원사업장에서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고용과 관련한 현안이 생길 경우 노사가 협의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지난달 27일 한화테크윈이 사업부문별로 법인 분리 계획을 밝힌 지 23일 만에 노사가 처음 만났다. 2차 협의는 23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화테크윈은 7월1일까지 4개 독립법인 체제로 구조 개편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방산은 한화다이나믹스(가칭), 에너지장비는 한화파워시스템(가칭), 산업용장비는 한화정밀기계(가칭)로 바뀐다. 항공엔진과 시큐리티는 한화테크윈에 남는다. 한화테크윈은 사업부문별로 성격이 달라 독립법인으로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법인 분할을 추진했다.
노조는 법인 분할 이후 닥칠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사업 비중이 낮은 시큐리티(18.13%)와 산업용장비(4.81%) 부문에서 분할 이후 소폭의 인적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항공·방산의 수익 비중은 2015년도 66.9%에서 지난해 77.06%까지 상승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시큐리티와 산업용장비는 각각 7.07%포인트, 3.09%포인트 떨어졌다. 시큐리티와 산업용장비의 노동자는 각각 870명, 432명이다. 지회 관계자는 "사측은 세부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큐리티 부문은 인적 구조조정까지 예상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인적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분할에는 명백한 반대다. 때문에 15일 열릴 주주총회 전까지 고용안정 협약서를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회 조합원들이 2014년 한화로의 매각과 법인 분할 소식 등을 모두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터라, 사측에 대한 불신이 큰 점도 한몫 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우선, 주총 전까지 20여일 밖에 남지 않아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하다. 다음달 28일 창원지방법원에서는 2014년 매각 당시 반대 투쟁을 벌이다 해고된 윤종균 지회장 등의 업무방해 소송 선고가 진행된다. 윤 지회장은 2015년 6월 주주총회장을 점거하는 등 매각 과정에서 회사와 마찰을 빚었다. 1심 결과가 노사갈등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화테크윈은 기업별노조와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있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3월1일부로 교섭대표 노조가 없어, 한화테크윈은 양측 노조에 개별 교섭을 요청할 수 있다. 양측 노조의 연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별 교섭을 요청할 경우 노조의 분열과 영향력 축소가 예상된다. 노조 형태를 두고 법적 다툼의 소지도 있다. 양측 노조 모두 법인별로 노조를 분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산별노조 형태 노조와의 교섭을 회사가 거부할 경우 법적 분쟁이 불가피하다.
지회 관계자는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간 4개사 중 한화테크윈만 바람 잘 날 없다"며 "회사가 노조를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고 있지만 노조는 올해 고용안정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현재는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지금 시점에서는 논의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