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에 희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생산과 수출, 투자가 모두 활발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산업생산은 광공업과 건설업 등의 증가에 힘입어 전달보다 1.2%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1.4% 늘어난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투자는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작년 4분기보다 0.9%(속보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분기별 성장률이 작년 4분기(0.5%)보다 0.4% 포인트(p)나 급등한 것이다.
모두가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다. 우리 경제에 모처럼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관측과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얼마나 오랜 동안 기다려오던 ‘’봄바람‘인가. 그것이 진정한 봄바람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봄바람이라고 해도 앞으로도 계속 불 것인지 역시 불확실하다. 다만 일단 경제심리에는 고무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듯하다. 이는 주로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가의 경제회복 흐름을 타고 증가세를 타고 있는 수출 덕분이다.
지난 10일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그런 점에서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정권교체기에 우리 경제가 부진했던 일이 작지 않았다. 특히 1998년 특히 김대중정부가 출범할 무렵에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이에 비해 이번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게는 다소 편안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최근 개선 낌새를 보이는 우리 경제는 지난 10년 가까이 우리 국민들이 참고 버틴 결과이기도 하다. 이명박 박근혜정부 9년동안 우리 국민들은 실질소득 감소와 양극화라는 악재를 참고 견뎠다. 갖가지 형태로 늘어나는 세금도 군말 없이 감당해 욌다. 비싼 대학등록금을 비롯한 과도한 교육비와 의료비 등을 스스로 허리띠 졸라매며 견뎌 왔다. 신이 부여한 여러가지 힘겨운 고역을 헤라클레스가 묵묵히 참고 견디고 해냈듯이, 우리 국민들도 그렇게 참고 견뎠다.
그러는 동안 가계부채는 크게 늘어났으니, 사실상 국민들은 빚을 내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민들히 참고 견뎌온 결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됐고 기업 실적도 최근 상당히 좋아졌다. 반면 국민의 생활은 힘겨웠다. 국민의 소비생활은 아직 내핍상태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수출 개선에도 불구하고 2.7%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 주된 이유는 소비약세이다. 통계청 발표를 보더라도 1분기 민간 소비는 전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0.2%)보다는 증가율이 약간 오르기는 했다. 그렇지만 수출 회복세에 비해서는 제자리걸음이나 다름없다. 고용상태도 여전히 암물하다. 4월 실업률은 2000년 4월 이후 17년만에 가장 높았던 가운데 청년실업률은 11.2%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일자리가 40만명 넘게 늘어났다지만, 일용직의 비중이 높았다. 양질의 일자리는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처럼 불기 시작한 실낱같은 봄바람을 계속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내수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미약한 봄바람이나마 언제 다시 사그라들지 모른다. 그리고 내수를 살리기 위한 핵심과제는 민생경제를 회복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상태를 개선하고, 비싼 교육비와 의료비, 통신비 등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 시대'를 천명한 것은 좋은 출발이다. 기획재정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한 것도 유익한 일이다. 앞으로 고용흡수력이 큰 중소기업도 활발하게 돌아가야 한다.
사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를 거치는 동안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은 거의 없었다. 그저 ‘투자활성화’니 ‘규제완화’ 등 재벌이 듣고 싶어하는 구호만 요란했다. 그러는 사이 민생은 무너지고 내수는 시들어 버린 것이다. 마치 메마른 자갈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따라서 지금 시급한 것은 메마른 자갈밭에 물을 부어주는 것이다. 물을 뿌릴 뿐만 아니라 자갈과 잡초를 제거하는 등 환경도 개선해 주어야 한다. 1회성 이벤트로는 안된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결같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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