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차기 정부의 환경에너지 정책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크게 진일보할 것으로 보인다."(환경운동연합, 환경·에너지분야 공약 제안에 대한 대선 후보자 답변 평가서)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의 에너지환경정책이 발표되면서 환경단체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후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을 염려하는 모습을 보여 탈핵사회에 대한 의지는 전보다 확고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원전제로시대'로의 이행을 공약하고 있다.
문 후보의 지난달 22일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제목의 에너지 정책을 발표하며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확률에 거는 에너지 도박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신규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을 금지할 계획이다.
신고리 5, 6호기 공사의 즉각적인 중단을 약속하는 한편 사용후 핵연료와 폐기물 관리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영국 등 일부 국가의 이탈이 가시화되기도 하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탈핵사회'로의 지향을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문 후보는 원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청정에너지에 대한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국내 전체 전력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얻겠다는 목표다. 그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에 따라 그 비율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환경전문가들 입장에서도 전에 비해 전향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목표 수준이 높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15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통계'를 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전체발전량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6.61%로 사상 처음으로 5%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각당 대선후보들에게 환경에너지 정책에 대한 정책 질의서를 보내 받은 답변서를 공개하며 "문재인, 심상정 후보는 구체적인 탈핵 일정표와 로드맵을 제시했다"며 탈핵분야 관련 공약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문 후보는 원전뿐만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도 줄일 계획이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이자 청정에너지 발전 시대로의 전환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석탄화력발전소의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라도 공정률이 10%에 미달할 경우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문 후보는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발전을 장려하기 위한 세제개편도 추진한다. 원전과 석탄발전용 연료의 세금은 높이고, 친환경 발전 연료에 대한 세금은 낮추겠다는 것이다.
원자력,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공급구조를 신재생, 친환경에너지로 재편하겠다는 문 후보의 구상에 발전업계와 환경단체의 입장을 엇갈린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에너지 정책이 원전 축소,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하지만 신재생에너지가 대체에너지 역할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 등은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안정적인 공급이 쉽지 않고, 발전 단가가 가장 저렴한 원전에 비해서는 3~7배의 비용이 더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인 대안 마련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원내5당 후보들이 단체가 제안했던 28개 정책과제에서 적게는 18개, 많게는 27개까지 공약으로 반영했다며 "기존 선거에 비해 후보들의 환경 정책이 크게 진전됐다. 특히 탈핵, 에너지 전환, 미세먼지 저감 등에서 적극적인 답변이 확인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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