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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영재스포츠재단 설립, 김종·장시호가 주도"
김종 전 차관 "최씨, 뇌물보다 직권남용 택한 듯"
2017-04-28 18:34:02 2017-04-28 18:34:1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후원금을 두고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조카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28일 열린 최씨와 장씨, 김 전 차관 재판의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최씨는 “당시 손주가 아파 독일을 오갔기 때문에 영재센터 설립이나 운영과정에 대해선 잘 몰랐다”며 “장씨와 김 전 차관이 수시로 연락하며 설립과 운영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김 전 차관이 영재센터와 관련한 도움을 많이 줬다”며 “검찰은 제가 휴대전화 여러 개가 있다고 하지만 장시호와 김종이 쓰던 전화를 찾으면 그게 더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원사를 알아봐달라는 요청에 김 전 차관이 삼성에서 빙상 연맹인가를 맡고 있어 먼저 삼성 쪽과 조율해 보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차관은 자신의 삼성 후원금 개입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영재센터 지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 후 삼성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전 차관은 자신으로부터 삼성이 2차 지원을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최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뇌물죄보다 직권남용이라고 하는 쪽이 좋다고 판단해 잘못된 진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검찰 수사 상황을 언급하며 “당시 검찰은 ‘영재센터는 당신이 설립하고 운영한 거로 해라. 그러면 조카는 나갈 수 있다’고 했다”며 “검찰은 내가 관여한 부분도 밝히지 못하면서 그런 식으로 하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법원은 이 사건을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수수 사건과 함께 선고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함께 선고하는 게 낫다고 판단돼 기일을 미루겠다”며 “피고인 신문은 진행하겠지만, 결심은 어려울 듯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영재센터 후원 강요 혐의 공범에 박 전 대통령을 추가하고, 장씨로 돼 있는 영재센터 누림기획 더스포츠엠 설립자를 최씨로 바꾼다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이 부회장으로부터 받기로 약속한 뇌물 433억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장시호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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