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재단 출연금' 집중 추궁 vs 박 "질문 뽑아 예행 연습"
13개 혐의 중 핵심…SK·롯데, 부정 청탁·대가성 규명 초점
입력 : 2017-03-21 19:02:52 수정 : 2017-03-21 19:46:1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로 21일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재벌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과 청탁에 대한 사실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직권남용과 강요 등 혐의가 13개지만 재단 출연금 지원은 뇌물혐의를 받고 있어서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중 핵심이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선고되는 법정형도 가장 무겁다.
 
최태원 SK회장 등 사전 조사
 
검찰도 재단 출연금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불과 3일 앞 둔 지난 18일 재단 출연금을 지원하고 광복절 특사와 면세점 인허가 기회를 추가로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영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등 핵심 임원들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김 전 의장은 최 회장이 특경가법상 횡령 등 혐의로 수감돼 있는 동안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한 인물이다. SK는 두 재단 설립 자금으로 총 111억원을 지원했다.
 
면세점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면세점 장선욱 사장도 지난 19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롯데그룹은 롯데면세점이 미르재단에 28억원, 롯데케미칼이 K스포츠재단에 17억원 등 총 45억원의 출연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3월 최순실씨가 추진하는 경기 하남시 복합체육시설 건립 비용으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다가 그해 6월 검찰의 압수수색 전 돌려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 회장과 장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재단 출연자금을 지원하면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문 200여개 추려 신문
 
검찰은 특수본 1기 수사시 확보한 증거물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에서 나온 증거물 등을 기초로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준비해왔다. 수차례에 걸쳐 다듬은 질문만 200여개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재단 출연금 지원 사항이다. 이 파트를 맡고 있는 특수본 소속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 검사가 박 대통령을 상대로 신문했다.
 
박 전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정농단 발발 초기 문화융성과 체육인재양성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의 일환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탄핵심판 최종 답변서에서는 “기업인들도 ‘한류가 세계에 널리 전파되면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사업에 도움이 된다’며 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해 주셨고, 그래서 저는 전경련 주도로 문화재단과 체육 재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관련 수석으로부터 처음 들었을 때, 기업들이 저와 뜻에 공감을 한다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꼈고, 정부가 도와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라고 지시를 했다”며 강요나 청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전 예행연습을 통해 검찰 조사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 변호인단 소속 손범규 변호사는 이날 YT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로 검찰에서 어떠한 질문을 할 것인가 예상 질문을 뽑아보고 대답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해 박 전 대통령께서 직접 답변을 하는 예행연습을 거쳤다”고 말했다.
 
재단 출연금 ‘뇌물 성립’ 미지수
 
‘재단 출연금 뇌물 의혹’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로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이 SK와 롯데 총수들이 구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특수본 관계자는 최 회장을 소환하면서 신분에 대해 “일단은 참고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 회장과 장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에는 “신분은 변함없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SK와 롯데 등에 대해서는 재단출연금 지원과 부정한 청탁 등 대가성 규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다.
 
한 특검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우 재단 출연금 뇌물 혐의는 단순 뇌물죄가 아닌 제3자 뇌물죄”라며 “SK나 롯데가 삼성 정도의 청탁과 대가성이 없다면 동일한 수위로 처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부정한 청탁이 있더라도 단순한 민원제기 처럼 위법성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특검팀 관계자는 그러나 “롯데와 SK는 추가 출연이 있었고 대가성이 있다고 보이는 사실관계가 있기 때문에 삼성의 예를 보더라도 뇌물공여 피의자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 구속영장 청구 여부 고심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나오지만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는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형사사건 전문인 중견 로펌의 한 변호사는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와 이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형평성을 따져 보면 공범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패범죄 사건을 많이 맡아 온 대형로펌 소속의 또 다른 변호사도 “그동안 뇌물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혀 온 검찰의 태도를 보면 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영장 발부 가능성은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구속영장 발부 요건 중 대표 사유인 ▲범죄혐의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 중 한 가지만 인정 되도 영장이 발부되지만 법원으로서는 비례의 원칙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 변호사는 “최씨 등 공범 들이 모두 구속 기소된 것이 검찰에게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법원으로서는 공범이 모두 구속 기소된 점, 사건 발생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점, 전직 대통령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반드시 구속해 수사할 만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로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혐의가 충분히 인정돼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원에서 ‘범죄소명 부족’ 등의 사유로 기각되면 당장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정치검사라는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측 "구속영장 청구 대비 중"
 
박 전 대통령은 추가소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 모두 대비 중이다. 손 변호사는 YT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변호인으로서 그런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며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10층에 있는 특수1부 검사실인 1001호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한 부장검사와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검사가 돌아가며 신문했다. 조사 중에는 유영하 변호사와 정장현 변호사가 교대로 입회했다. 조사 내용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수용해 영상녹화나 녹음은 하지 않았다.
 
자료/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그래픽/최원식 기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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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오직 진실이 이끄는 대로…" 반갑습니다. 최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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