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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 유리천장은 '철갑'…여성임원 승진자 2.4%
남녀 평등 시대? 포스코·현중·LS·금호 등 6곳은 남성천하
2017-03-08 15:04:33 2017-03-08 15:04:33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대기업 내 ‘유리천장’이 여전하다. 최근 단행된 30대그룹 임원 승진인사에서 여성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초급 임원에 몰렸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이 승진하기는 바늘구멍이다. 표면적으로는 여성 인력 중용을 말하지만, 현실은 '차별'이었다.    
 
올해 임원 승진자 명단에서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은 여성이 단 1명도 없었다. 나머지 그룹들도 생색내기 수준이다. 반면 신세계, CJ, 현대백화점 등 유통 중심의 그룹들은 여성 임원 승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CEO스코어가 30대그룹 중 올해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관련 내역을 공개한 18개 그룹들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 승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승진자(신규임원 포함) 1517명 중 여성은 37명에 그쳤다. 임원 승진자 100명 중 여성은 2명 꼴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초급 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상무급(이사급 포함)에 몰렸다. 여성 임원 승진자 37명 중 상무급이 34명(91.9%)으로 절대적이었으며, 나머지 3명(8.1%)은 전무급이었다. 여성 임원 승진자 가운데 부사장급 이상은 아예 없었다. 전무급 중에서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녀 장선윤 롯데호텔 전무와 조양호 한진 회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빼면 조미진 현대차그룹 전무(인재개발원 부원장) 1명만 남는다.  
 
반대로 남성 임원 승진자는 1480명으로 전체의 97.6%를 차지했다. 전무급 이상 승진자도 303명으로, 여성(3명)보다 100배 이상 많았다. 그룹별로 보면 포스코, 현대중공업, LS,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한국타이어 등 6곳은 올해 여성 임원 승진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않았다. 한화(0.8%·1명), 현대차(1.1%·4명), KT(2.2%·2명), GS(2.2%·1명)는 여성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지만 비중이 30대그룹 평균에 미달했고, 대림(2.6%1·명), LG(2.7%·4명), 효성(2.9%·1명)도 3% 미만으로 생색내기에 그쳤다.
 
반면 신세계는 여성 임원 승진자 비중이 10.2%(5명)로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CJ(5.7%·4명), 현대백화점(5.0%·2명), 롯데(3.8%·10명)가 상위에 랭크됐다. 유통, 식음료 중심 그룹들이 사업 특성을 감안해 그나마 여성들에게 임원 승진 문호를 열어주고 있었다.
 
한편 지난달 21일 회계컨설팅 업체 PwC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지수는 최하위권이었다. 남녀 임금 평등과 여성의 구직 용이성, 고용 안정성, 정규직 근로자 여성 비율 등을 토대로 산출되는 지수에서 한국은 37.3을 기록, 33개국 중 32위에 그쳤다. 지난해(31위)보다 한 계단 밀렸다. 한국보다 저조한 곳은 멕시코(34.8)가 유일했다. 한국은 조사대상국 중 남녀 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국가에도 뽑혔다. 한국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6%로, 조사 대상 국가 평균 16%의 두 배에 달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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