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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 안정돼도 가계대출금리는 오를 가능성"
LG경제연 "은행, 가계대출규제 강화…가산금리 높여 이자수익 계속 추구할것"
2017-03-01 13:48:19 2017-03-01 13:48:19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향후 국내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더라도 가계대출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일 '가계부채 리스크 변화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시중금리 여건에 대해 "미 연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대외적인 금리 상승 압력은 높아질 전망이지만, 부진한 국내 경기 흐름, 높아진 국내외 불확실 요인 등으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워 국내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우려되는 점은 향후 국내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금융기관들이 대출 확대에 신중을 기하게 되면서, 대출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한 결과, 가계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태도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 가계부채 급증세를 잡기 위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책이 발표됐고, 차주의 상환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가계의 고용과 소득 개선세는 미흡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발표된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의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는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각각 -19, -25, -27, -27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중에는 -30으로 대출태도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이 대출상품 취급에 더 깐깐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국내은행이 평가한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각각 22, 22, 20, 13으로 점차 하락했으나, 올해 1분기 37까지 크게 오를 것으로 나타나 은행의 대출태도 강화 추세를 뒷받침한다.
 
조 연구위원은 "대출규모를 확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수년간 축소되던 예대금리차가 2015년 이후 확대 추세로 전환되자, 저금리로 인해 계속 감소하던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 역시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1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예대마진차(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에 비해 12bp(bp=0.01%포인트) 확대된 2.00%포인트였다. 이는 2013년 1월(2.00%포인트)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차이다.
 
조 연구위원은 "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 간 격차는 2015년 4월 1.22%포인트까지 좁혀졌다가 2016년 7월 1.74%까지 확대됐다"며 "두 금리 간 격차 확대는 국내 시중금리가 내려갈 때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덜 내려가고, 국내 시중금리가 올라갈 때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더 올라갔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금리 수준이 시중금리 움직임을 반영하는 코픽스 금리 또는 코리보 금리 등에 대출자의 신용도, 은행 목표 이익률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금리 움직임과 격차를 보인 가계대출 금리 움직임은 금융기관들이 결정하는 가산금리의 조정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의 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 확대 방침에 따라 은행이 고정금리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가산금리 수준을 낮췄다가, 최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가산금리 수준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조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는 금융기관에서 가계로,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주택가격 급락 리스크에서 소비 둔화 리스크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은행권 금융기관들의 대출 부실화 가능성 및 가계 소비의 구조적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계부채 리스크의 변화를 잘 파악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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