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신창재 회장 ‘연임=경영 능력 시험대’ 기억해야
입력 : 2017-03-01 16:44:08 수정 : 2017-03-21 09:50:09
오랜 기간 논란이 됐던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23일 대형 생명보험사들에게 최고경영자(CEO) 문책경고 등 중징계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일단락됐다.
 
그런데 중징계가 내려지기 직전 갑자기 입장을 바꾼 교보생명의 행보에 업계는 갸우뚱했다. 교보생명은 제재심의 당일 몇 시간 전에 급박하게 이사회를 소집, 미지급 자살보험금 전건 지급 결정을 내렸다.
 
전날 언론보도를 통해 금융당국의 중징계 원칙을 확인한 후 내린 판단이라는 점에서 '속 보이는 행태'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오고 있다. CEO가 문책경고를 받을 경우 당장 이달에 있을 신창재 회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두 보험사를 배신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교보생명만 CEO 중징계를 피했다.
 
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은 그동안 교보생명이 금융권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는 장고 끝에 맥 빠지는 결정을 내렸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는 데 기인한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있었던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대해 2014년,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검토를 해왔지만 결국 마지막 입찰 직전에 이사회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투자 우려로 자체 포기했다.
 
지난해 있었던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의 경우도 신창재 회장이 직접 일본까지 가서 인터넷은행을 조사할 정도로 수개월에 걸쳐 공을 들였지만 결국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매번 ‘간(?)’만 보다 최종 인수전에서는 빠지면서 M&A 매물을 모두 놓쳤다.
 
물론 M&A 시장에서 교보생명의 신뢰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더욱이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해 인수의향서(LOI)까지 냈지만 오히려 매각 주체인 MBK파트너가 후보자격을 박탈시키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시장은 이제 교보생명이 매물이 나와도 핵심 인수 후보군으로 보지 않게 됐다. 교보생명 자체적으로 건실하고 안정적인 회사로 꼽히지만 성장 가능성과 미래지향성에서는 낙제점을 주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잠재적 손실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교보생명의 2대 주주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지분 매각을 할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2016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는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이번 자살보험금 전건 지급 결정은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용도’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살보험료 지급도 ‘전액’이 아니라 ‘전건’ 지급키로 했다.
중징계를 피하기 위한 ‘계산’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신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이것만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연임=시험대'라는 것. 보험업권의 특성상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 능력을 제대로 평가 받고 싶다면 추락한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을 시작으로 누가 봐도 인정받는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후탈이 없지 않을까. 말 많은 보험 시장에서 말이다.
 
고재인 금융부장 jik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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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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