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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신도시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속출
동탄2, 중소형도 웃돈 없어…2월 1순위 마감 단지도 '0(제로)'
2017-02-20 15:58:37 2017-02-20 15:58:37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억'대의 웃돈이 붙을 정도로 열기를 내뿜던 분양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뜨거웠던 동탄2신도시에서는 미분양이 나오고, 대형 면적대를 중심으로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나왔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어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결제원 청약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동탄2신도시에서 2개 블록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H사는 6개 주택형 가운데 2개 타입만 겨우 순위 내 마감을 기록했다. 나머지 4개 주택형은 모두 미분양으로 남게 됐다.
 
84㎡형 2개 타입만 겨우 2순위에서 마감됐다. 총 651가구를 모집한 96㎡에 청약한 통장은 16.9%인 110개에 불과했다.
 
신규 공급 단지 뿐만 아니라 기존 분양 단지들에서도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은 분양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형 면적대를 중심으로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속속 나온 것이다.
 
오는 12월 입주를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한 단지의 전용면적 101.99㎡는 분양가(3억9990만원)와 비슷한 수준인 3억9790만~4억1110만원 수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최근 다른 중개업소에 같은 매물이 3억9700에 등록됐다. 분양가보다 200만원 넘게 빠진 가격이다.
 
동탄2신도시 한 견본주택 내부 모습. 주택시장 침체로 한때 '억'대의 웃돈이 붙던 일부 신도시들에서 분양가보다 낮은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입지가 좋지 않거나 층·향이 선호도가 낮은 매물의 경우 중소형 면적대에서도 분양가 수준인 '무피' 매물이 쏟아진다. 지난 주 거래된 A31블록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와 동일한 3억68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동탄2신도시 P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수준으로 나온 매물은 그래도 투자나 실거주 목적 수요자들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크게 바뀌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놓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밝혀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분양 대행업체 관계자는 "동탄2는 입지에 따라 분양권 웃돈 형성이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웃돈이 빠지고,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오는 매물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 때 1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기도 했던 동탄2신도시마저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비인기지역 분양시장은 대규모 미달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전국에서 청약을 접수한 단지는 총 10곳이지만 이 가운데 1순위 마감을 기록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제주는 3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지만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며 모두 미분양으로 남게 됐다. 이들 3개 단지에서 모집한 청약 가구수는 368가구였지만 청약자는 단 10명에 그쳤다.
 
이정찬 미래부동산 경제연구소 대표는 "주택 구매를 부추기던 정책에서 투기 수요 억제로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바뀌었다. 대출도 받기가 어려워진데다 상환 및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며 "이로 인해 투자 수요가 급격히 줄었고, 공급이 많았던 만큼 실수요만으로 시장 상황을 지탱하기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분양시장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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