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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보험업권에서 4차혁명 선도하는 기업 되겠다"
명기준 디레몬 대표…"보험-IT 결합해 신 가치 창출…웹으로 가입, 앱으로 관리"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보험시장 만들겠다"
2017-02-20 08:00:00 2017-02-20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최근 몇년간 핀테크가 금융시장의 변화의 바람에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도 보험업권은 장기 안정을 추구하는 업권 특성상 딴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 디레몬이 국내 최초로 인슈어테크라는 본격적인 화두를 던지면서 핀테크 변화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디레몬은 전통적인 보험과 기술(Tech)를 결합해 인슈어테크라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보험 매니저인 레몬클립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레몬은 보험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소비자에게 편리함은 물론 비용절감으로 소비자의 지출도 줄일 수 있는 서비서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슈어테크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명기준 디레몬 대표를 <뉴스토마토>가 만나봤다.
 
-핀테크 황무지 보험업계에서 핀테크 회사를 창업했다. 디레몬 소개와 창업 이유는 무엇인가.
 
디레몬은 전통적인 보험과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 지난 십여년간 인터넷뱅킹, 홈트레이딩 등 금융과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소비자는 더 큰 편리함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유독 보험 분야만큼은 과거의 모습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디레몬이 국내 최초로 인슈어테크라는 본격적인 화두를 던지기 전까지 보험에서 새로운 서비스의 구체적 모습을 그리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디레몬은 보험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보험 소비자에게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그 새로움의 방향은 소비자에게 좀 더 편리함을 줄 수 있거나 소비자의 돈을 아껴주는 방향이 될 것이다.
 
디레몬의 팀은 보험업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공동대표를 맡은 신승현 대표는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며 보험계리사에 수석으로 합격해 글로벌 계리법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자본시장에서도 6년간 보험업 베스트 애널리스트 1등으로 활약했다.
 
다른 팀원들도 보험사 마케팅전략, 보험IT, 지점장 등을 6~10년간 경험이 있다. 전문성과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들이라는 점이 디레몬의 가장 큰 자산이다. 한편 팀의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기 위해, 향후 채용할 마케팅 인력은 소비재 등 비 보험업 출신으로도 구성할 계획이다.
 
-IT 기반 보험 플랫폼 레몬클립이 첫 걸음이라고 본다. 그동안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레몬클립은 보험 소비자를 위한 보험 플랫폼이다. 웹과 앱 2가지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웹은 보험에 가입하기 전 보험을 잘 고를 수 있도록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앱은 보험에 이미 가입한 소비자가 보험을 잘 활용하게 하는 디지털화된 보험 매니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레몬클립 웹은 어떤 기준으로 보험을 선택해야 하는지, 가장 저렴한 보험은 무엇인지 등 소비자 관점의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레몬클립 앱은 내가 가입한 보험을 찾아주고 모아준다. 대개 보험은 한 보험사가 아닌 여러 보험사에 가입하게 되고,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보험에 가입했는지 잊곤 하는데 레몬클립 앱을 통해 쉽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병원을 다녀오면 보험금을 청구하라고 알려주고 앱을 통해 바로 보험금 청구까지 할 수 있도록 구현해 보험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게 했다.
 
사실 작년 11월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먼저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별다른 마케팅 활용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레몬클립 홈페이지 방문자 수와 앱 다운로드 숫자가 기대 이상으로 많아지고 있다. 요즘에는 하루에 300명 이상 신규 사용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용해 본 분들이 굉장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고 있다.
 
3월부터 단계적으로 마케팅 활동 시작할 계획인데 이때를 대비해 서버확충 등의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있다. 함께 논의해보자고 찾는 보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이 창업에 도움이 됐나.
 
첫 직장에서 자동차 금융 유관 서비스에 대한 신규 사업개발 및 마케팅 업무를 7년간 했다. SK라는 대기업이었지만 전혀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 인수·합병 등을 통한 성장을 하지 않고 기업 내부 역량을 이용한 성장만을 해왔다. 7년 담당한 사업은 작년 매출 4500억원 규모를 달성한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 정도 사업 규모를 달성한 케이스는 드문 것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금융과 서비스가 접목된 일을 하다 보니 좀 더 나아가 금융업에서 일해보고 싶어 보험업을 택했다. 외부 환경 변화의 흐름이 비교적 더디게 적용되는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았다.
 
때마침 KDB생명의 경영진이 그간의 경험과 역량을 믿고 맡겨 보험사의 디지털 판매 채널인 온라인보험을 출시시키는 일을 주도했다. 상품개발, 언더라이팅 등 다양한 부서와 TF를 꾸려 우수한 팀원들과 함께해 지식이 없었던 보험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었다.
 
KDB다이렉트 보험은 출시 후 3년간 MS 1위를 고수했지만, 생각보다 성장이 더뎌 고민하던 중,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ICT기업과 합작투자(Joint Venture)를 만들어 데이터와 고객기반이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사업의 성장 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추진해보라는 경영진의 허락은 받았으나 회사 여건상 쉽지 않았고, 검토 과정 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지금의 데일리 금융그룹을 만나 함께하게 됐다.
 
지금을 성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의 지금이 있을 수 있는 건 장소와 분야는 달랐지만, 공통점은 주변에 뛰어난 역량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해 왔고 현재도 그렇다는 점이다. 그래서 디레몬 또한 그동안 처럼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핀테크 개혁에 앞장섰는데 명 대표가 생각하는 AI기반 4차 혁명과 보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4차 혁명 시대에 보험은 IoT 환경에 따른 상품 요율 등 개발변화와 가입주체의 변화가 될 것이다. 먼저 IoT 환경에 따른 상품 요율 등 개발변화 인공지능의 본질은 데이터 처리 역량의 획기적 진화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이 지시하지 않아도 인공지능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한다.
 
이렇게 축적되고 재가공되는 데이터양이 증가하면서 혁신적인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할 수 있다. IoT 환경이 구축되면서 수집되는 데이터들에 의해 개인화, 세밀화된 보험이 개발된다. 웨어러블, IoT 디바이스로 실시간 위험률을 수집해 이에 따라 개인화된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하나는 가입주체의 변화다. 자율주행자동차로 인해 자동차보험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변화를 맞게 된다. 운전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사라지면 사고 책임부담 주체가 운전자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제조사로 이동해 새로운 형태의 보험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사례는 극히 일부의 사례이고, 수많은 변화를 맞겠지만 우리 디레몬은 이런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의 역량을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다양한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역사는 시작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보험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재산을 준비했다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는 상부상조의 원리로 만들어졌다. 매월 내는 보험료는 내가 보험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누군가의 어려움을 돕는 보험금이 된다. 반대로 내가 어려운 일을 당할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타적이고 합리적인 제도다.
 
하지만 소비자는 보험의 이러한 진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치열한 과당 경쟁 속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하고 소비자의 권리는 무시되기 일쑤다. 보험 만족도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디레몬은 시장의 비효율과 불합리성을 개선해 소비자 우선시 되는 보험시장을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단기적으로는 보험 탐색·활용 플랫폼인 레몬클립을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알릴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고객 기반이 마련되면 P2P보험이나 오더메이드 상품 등을 출시해 소비자의 니즈가 좀 더 반영된 보험 형태를 상품화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인공지능 보험 추천 서비스도 선보인다. 머신러닝 통해 개인의 생활습관, 가족력, 기타 유전요인 등을 토대로 발병 소지를 예측하고 이를 보험 추천 알고리즘에 반영해 개인에게 더 필요한 영역의 건강보험을 추천하는 방식의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 중이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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