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생활가전 신흥시장을 놓고 업체간 '1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밥솥 등 전통 생활가전 시장은 선도 업체들이 확고한 점유율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시장 주도권은 오리무중이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업체들의 난립과 공신력 있는 집계 부재마저 더해지며 각 사들은 자사에 유리한 점유율로 1등 포장에 바쁘다. 결국 소비자들의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정수기 시장은 강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의 주도 아래 SK매직, 쿠쿠전자, LG전자 등이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구도다. 지난해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얼음정수기 유해물질 검출로 홍역을 치른 가운데, 직수형정수기 시장은 후발주자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부각됐다. 직수형 정수기 점유율을 두고 각 업체들이 첨예한 점유율 논쟁을 벌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SK매직은 지난 9일 실적 발표와 함께 "렌탈사업은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 4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고 주장했고, LG전자는 지난해 말 간담회에서 조성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LG전자 정수기 시장점유율은 현재 35%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쿠쿠전자도 자사가 3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셋만 합쳐도 100%를 넘는 상황.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교원, 바디프랜드 등 다른 업체들까지 고려하면 이들의 점유율 주장은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에서 출시 정수기에 '물마크'를 부착하며 점유율 집계를 하고 있지만, 판매되지 않은 정수기에도 마크가 부착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며 "업체별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점유율을 집계해 홍보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신흥시장 격인 직수형 정수기 부분만 따로 떼어 집계하는 것은 후발업체들의 마케팅 목적 때문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SK매직 모델 배우 현빈(왼쪽)과 쿠첸의 모델 배우 송중기가 각사의 전기레인지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각사
전기레인지 역시 1위 자리를 놓고 신경전이 펼쳐졌다. 전기레인지 시장은 최근 가스레인지에 안전장치 장착이 의무화되면서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SK매직 관계자는 "1~2구 제품은 물론 3구 제품 역시 우리가 판매량이 가장 많다"며 "판매량 기준 1위는 우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쿠첸 측은 "3구 제품 판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매출액 측면에서 우리가 1위"라고 반박했다.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시장도 명확한 통계가 없는 상황으로, 블랙박스의 경우 '다본다'의 1등 마케팅에 AS 등 소비자들 피해가 이미 가중됐다.
논란이 더해지면서 시장의 혼란도 커졌다. 특히 피해는 소비자들 몫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품은 그만큼 높은 고객만족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시장점유율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 이를 믿고 산 소비자들에게는 사기로까지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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