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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끊긴 한식뷔페…성장 '급제동'
잇단 폐점·신규출점 '깜깜'…'집밥'과 차별화 실패
2017-02-02 16:44:55 2017-02-10 08:43:41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한식뷔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2013년부터 대기업들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한식뷔페 시장이 불과 3년여만에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랜드 자연별곡(49개 매장), CJ푸드빌 계절밥상(45개), 신세계푸드(031440) 올반(15개) 등 대기업의 한식뷔페들은 올해 신규 출점은 커녕 폐점을 걱정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식뷔페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출점이 제한된 측면이 크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고객의 발길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폐점하는 매장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랜드 '자연별곡'이 지난해에만 매장 4곳을 닫았고 신세계푸드 '올반' 역시 매장 1곳의 문을 닫았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아직 폐점 매장이 없지만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진행돼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거침없이 확대하던 신규 출점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20개, 29개 매장을 출점했던 자연별곡은 지난해 2개 매장 출점에 그쳤고 2015년 무려 26개 매장을 신규출점했던 계절밥상은 지난해 12개의 매장만 출점했다. 올반도 2015년 11개 매장을 출점하며 의욕을 보였지만 지난해엔 1개 매장을 새로 여는데 만족했다. 
 
A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매장을 규제를 피해 낼 공간이 있다고 해도 한식뷔페 인기가 식다 보니 매장 수익도 줄어 출점 계획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하소연했다.
 
한식뷔페의 이 같은 고전은 시장 초기 '호기심'에 따른 집객 효과가 사라진데다 집에서도 늘 먹는 집밥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혼밥족의 증가, 가정간편식의 성장도 한식뷔페의 발목을 잡았고 무엇보다 메뉴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해 소비자 입장에선 굳이 밖에서도 먹을 필요가 없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외식경기 불황, 국정농단 사태 등 소비침체를 부추기는 악재도 뼈아팠다.
 
최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식뷔페의 경우 '한식'이 주 메뉴이다 보니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10명 중 4명(41.5%)이 한식뷔페는 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아서, 조금은 물리는 감이 있다고 평가를 하기도 했다. 또한 한식뷔페는 한 번 정도 가볼 만한 음식점이지 꾸준히 갈만한 곳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동의 48.4%, 비동의 37.7%)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는 시기가 오자 일부 업체들은 뷔페의 정체성을 고집하지 않고 가정간편식(HMR) 시장으로 타깃을 선회하고 있다. 한식뷔페 메뉴를 간편식으로 전환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에서다.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HMR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60종의 HMR 제품을 출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20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식뷔페가 낯설던 외식 카테고리였고 이젠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보편화된 '한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모델 발굴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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