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주당 김한정 "국조특위 청문회, 성과와 함께 좌절도…책임지는 공직자 어디에"
"김기춘 발언 들으며 참을 수 없어…국민 성원에는 몸이 떨릴 정도로 감사"
입력 : 2017-01-13 17:37:08 수정 : 2017-01-13 17:37:08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최근 자신의 모바일메신저 배경화면을 지난달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1차 청문회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의하는 사진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권력이나 돈이 있는 것이 성역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되새기고, 부조리를 고발하고 저항하는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의정활동의 다짐”이라고 말했다.
 
오는 15일 사실상 활동을 종료하는 국조특위를 놓고 김 의원은 “성과와 함께 좌절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성과로는 최순실씨를 비롯한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모아 그 실체를 일부나마 드러냈으며, 관련 내용을 특검에 전달함으로써 수사내용을 보완하고 수사를 압박하는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청문회 증인들의 거듭된 위증과 불출석, 자료제출 거부를 보며 좌절감과 제도적 한계도 맛봐야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의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청문회 증인을 묻는 질문에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꼽았다. “연로하신 분이고 법무부장관에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한 분이라 예의를 갖추려고 했지만, 그의 뻔뻔함과 노회함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 더 괴로웠던 것은 그의 비굴함이었다. 청문회장에 초라하게 앉아 법망을 피해보려고 하루종일 '최순실을 모른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이 ‘저 정도밖에 안되는 인물이 그간 공안검사로 대한민국 수호를 외치고, 학생들과 정치적 반대자들을 그렇게 잡아가두고, 장관도 하고, 비서실장까지 했나’고 생각했을 것이다. 저러고도 나라 원로로서 존경받기를 바라는 것인가.”
 
김 의원은 김 전 실장을 포함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세 사람에 대해 “정말로 실망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핵심요직에 있던 사람들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사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들임에도 전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 사람을 제외한 다른 증인들의 경우 공직에 있던 분들은 많지 않았다. 그들은 권력의 위세에 눌리거나 권력을 이용해서 뭔가 해보려는 사람들이었다. 세 사람은 경우가 다르다. 나도 공직에 있었던 입장에서 부끄러웠다. 이같은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공직자들이 정신차려야 한다. 대통령 옆에 충신은 다 사라지고 간신들만 남아있어서야 되겠나.”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7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지난달 15일 4차 청문회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에게 질의하던 때를 떠올렸다. “청문회 증인으로 나오면 문제가 있거나 죄를 지은 것으로 국민들이 생각하는데, 김혜숙 교수는 아니다. 김 교수는 학생들 편에 서서 학교의 여러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 싸운 분이다. 김 교수는 참고인으로 와야 하는 분이었는데, 착오가 있었는지 증인으로 채택이 됐다. 그런 분이 증인으로 불려나와서 마음의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던 이화여대생들이 ‘억울하고 황당하다. 해명을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와 몇 개를 골라 공개하고 김 교수께 상당한 발언기회를 드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듯 했다. 그는 박 대통령 취임식 당일인 지난 2013년 2월25일 한 일간지에 ‘대통령의 수칙’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칼럼에서 김 의원은 자신이 모셨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내내 지니고 다녔던 메모를 소개한다. 김 전 대통령이 지니고 다녔던, 총 15가지 수칙이 적힌 메모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랑과 관용, 그러나 법과 질서를 엄수해야. 2) 인사 정책 성공(의 길은) 아첨하는 자와 무능한 자를 배제. 3)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으로 건강 유지 4) 현안 파악 충분히, 관련 정보 숙지해야 5) 대통령부터 국법 엄수의 모범 보여야…’
 
김 의원은 “박해와 고초 속에서도 자기를 단련시켰던 김 전 대통령이 ‘내가 실패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다짐하며 지니고 다녔던 쪽지를 퇴임 직전 사료를 정리하다 발견했던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게는 이런 수칙이 존재했던 것인지, 비슷한 개념이라도 있었는지 한탄하는 것이 국민들의 심정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의원의 지난 9일 7차 청문회 마무리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을 때 받는 것이 대한민국의 손실, 국민의 고통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 이번 국정조사의 결론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곰곰이 따져보면 대한민국 국가 시스템은 괜찮다. 민주주의 기본질서나 경제질서도 작동하지 않느냐”며 “문제는 정치를 이끄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한 사람이 국가 시스템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에, 누가 되든지 간에 앞으로는 대통령을 정말 잘 뽑아야 한다. 이같은 국민적 교훈을 청문회를 통해 공유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들이 보내준 제보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최경희 이대 총장이 우병우 전 수석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상당한 교우가 있었음에도 ‘몇 번만 만난, 형식적 관계’라는 증언을 하자마자 미국에서 문자가 왔다. 김 회장이 했던 ‘이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알프스·ALPS)’에 같이 참여했던 분이었는데, 최 총장이 김 회장과 가까운 사이라고 과시한 것을 본인도 몇 차례 봤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어쩌면 저렇게 증언하느냐는 내용이었다. 미국에서도 실시간으로 그렇게 제보가 왔다.”
 
그는 지난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를 다 채웠다. 청문회 기간 중 1000여명에 가까운 일반 시민들이 소액 후원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김 의원은 “이름 없는 초선의원에게 보내준 국민들의 성원에 몸이 떨릴 정도로 감사했다”며 “대부분 모르는 분들이 보내줬다는 것을 알고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하고, 한치도 실수해서는 안된다'고 다짐했다. 깨끗하고 바른정치를 하라는, 선한 국민들의 요청을 배신해서는 안될 일이다.”
 
인터뷰 말미, 그의 등 뒤에 걸려있는 ‘행동하는 양심’ 액자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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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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