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이 실수요 기회?…"자산가들만 더 활개
주택 구입 시 대출 의존 부담…가격 하락기 매수심리 오히려 위축
2016-12-26 15:58:32 2016-12-26 16:04:19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전셋값이 최근 2~3년 사이 급격히 올랐지만 그에 못지 않게 집값도 크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정부의 투기 근절책이 도입된 데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일정기간 이자만 내는 거치식 대출이 사라지게 돼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실수요자들의 매수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오히려 실수요자의 매수 의지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반대로 자산가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성 매수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출 금리 인상도 실수요자를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집값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집값 폭락을 바라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가격이 하락하면 주거 목적의 내집을 마련하는 데 보다 수월해 지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나 연립, 다세대 등이 많은 서울 강북권의 경우 최근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가격이 크게 한 번 떨어져야 한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도봉구 창동 효성 공인 관계자는 "내년부터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현재 문의는 많지만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크게 줄었다"며 "집값이 떨어진 이후에나 집을 사겠다며 당분간 전세나 월세로 계속 거주하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경기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안양시 박달동 G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인 흐름이 떨어질 것이라는데 지금 누가 집을 사겠냐"며 "비수기인데도 오히려 전세를 찾는 사람만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값은 장기간 이어온 상승세가 곧 꺾일 기세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12월 셋째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2%로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0.14%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11월 0.4%로 상승폭이 크게 줄더니 이달 들어서는 하락세 전환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갑자기 크게 떨어지거나 하락세가 장기화 될 경우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은 오히려 더욱 움추러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여유자금으로 투자목적의 주택구입에 나서는 자산가들과 달리 일반 실수요자들은 대부분 재산의 상당부분으 내집 마련에 쏟아 붇는데다 대출 의존도가 높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클 수 밖에 없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투자자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매수를 하기도 하지만 실수요자와 달리 여유자금을 통해 가격 하락기를 매수 적기로 보는 경우가 많다. 주택시장 불황기 속 경매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반면 실수요자는 자기자본 대비 주택구입에 쏟는 비중이 크다보니 신중해질 수밖에 없어 가격 상승기 매입 경향이 강하다. 여유자금이 부족해 대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급격히 오른 집값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있지만 주택시장 위축이 장기화 될 경우
실수요는 오히려 더 움츠러든다. 연착륙을 통한 주택시장 장기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시
 
 
특히,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고,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도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3.28%로, 지난 10월(3.00%)보다 0.28%p 올랐다.
 
일부에서는 실수요라면 주택구입 시기에 대한 고민을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주택의 입지나 유형 등에 대한 고민은 꼭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은 "역대 주택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하락기를 거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우상향의 방향성을 보여왔다. 장기 보유를 전제로 주택을 구입한다면 시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다만, 새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또 그에 따른 가격 하락기 낙폭 감소 및 상승기 가격 주도 경향을 볼때 기존 아파트보다는 신규 입주 단지에 대한 매수가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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