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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드론, 상업용 시장에 첫 발
케바드론, 국내 최초 상업용 매핑 드론 출시…정부도 육성 드라이브
2016-12-08 17:51:19 2016-12-08 17:55:5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상업용 드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첫발을 뗐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드론산업에서 중국과 미국 등이 선점한 진입 장벽을 뚫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드론 제조업체인 케바드론은 8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매핑용(3D 지도제작용) 무인기 시스템 개발'을 발표하고 공개 비행 시연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드론 제조업체인 케바드론과 국토교통부 등은 8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매핑용(3D 지도제작용) 무인기 시스템 개발'을 발표하고 공개 비행 시연회를 개최했다. 그 동안 수입에 의조했던 매핑용 드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 근래 고해상도 3D 디지털 지도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무인자동차 등 IT 기술과 접목되며 수요가 늘고, 자율주행차 개발 및 대중화로 지속적인 지형 정보 업데이트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국산화가 이뤄졌다. 
 
공개된 매핑용 드론은 일반적인 멀티콥터 형상이 아닌 첨단 전투기모양의 혁신적 고정익 드론으로, 빠른 속도로 비행하면서 넓은 지역을 촬영할 수 있다. 초속 10m 이상의 측풍 상황에서 촬영이 가능하며, 경쟁제품 대비 80분 이상의 장기체공을 지원하는 것도 강점이다. 따라서 바다와 같은 열악한 환경이나 도서 및 해안 지역 촬영까지도 할 수 있다. 또 현재의 2D 디지털지도를 3D 지도로 바꾸는 지도제작 뿐 아니라 다분광 및 동영상 카메라 등을 부착해 하천 생태조사, 산림감시, 재난·재해 예방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이희우 케바드론 대표이사는 "3D 지도제작을 위한 매핑용 드론은 해외제품에 전량 의존해 왔는데, 이번에 동급 해외제품 대비 50% 수준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자체 개발했다"면서 "국내 상업용 드론 및 3D 디지털 지도 제작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드론시장은 가격 하락과 소형화 등의 요인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체 시장에서 개인 및 기업용 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이며, 2015~2020년 기간 동안 연평균 13%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약 31억3000만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드론시장의 성장성에 세계 각국에서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한국보다 10년 앞선 기술로 세계 드론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 민간용 드론시장 역시 장악하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DJI를 비롯해 중국 생산업체들은 70% 이상 민간용 드론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드론시장에서도 DJI, 시마 등 중국 업체들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미국도 세계적 드론업체인 3D로보틱스를 비롯해 아마존 등이 드론을 활용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구글의 경우 최근 비밀 실험실인 구글X가 6달러의 드론 배송비를 내면 드론으로 음식·물건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 배달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드론 활성화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국내 드론시장 확대를 위해 향후 민관 자금 5000억원을 투입하고, 현재 1억5000만달러 규모의 국내 드론시장을 2020년까지 1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드론산업 발전전략'을 내놨다. 현재 국내 드론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드론 제조업체가 710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취미용 소형 드론만을 생산하는 영세업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도 드론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개발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계 드론시장을 이미 중국과 미국 등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따라서 이같은 정부의 활성화 대책도 뒤늦은 육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취미용 시장에서는 늦었지만 유망분야인 고기능 상업용 분야에서는 우리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업계도 과감하게 투자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신시장 분야는 누가 발 빠르게 시장을 개척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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