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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한 달, 시장 변동성 '여전'
코스피, 유가반등·외국인 순매수에 3%대 반등…채권시장 약세흐름 지속
2016-12-08 16:07:32 2016-12-08 16:07:32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우려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코스피·코스닥지수의 급락세와 외국인의 자금 이탈 등은 개선됐지만, 대내외 이벤트들이 여전해 뚜렷한 회복세로의 전환 신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트럼프 당선으로 2.25% 하락하며 1958.38포인트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이날 2030선까지 반등했다. 반등 폭으로만 보면 개선된 흐름이지만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가 연장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탓이다. 코스닥지수는 트럼프 당선 발표 후 3.92% 빠지며 600선이 붕괴된 후 580선에 머물러 있다. 트럼프 당선일 대비 코스피는 3.71% 상승, 코스닥지수는 2.52% 하락한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1조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던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최근 2주간 순매수(1조3000억원)로 전환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까지 올라오며 주식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했지만,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 등 유럽발 정치 리스크, 내부적으로는 정국혼란 등 대내외 변수들이 여전해 지수의 하단이 탄탄하지 못한 상황이다. 트럼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과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 간 수익률 편차도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닥은 트럼프 리스크 이외에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확산과 중소형주의 성장 기대 훼손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진출을 기반으로 형성된 '중소형주의 성장 프리미엄'이 사드로 인해 오히려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변모했다"며 "코스닥의 투자시계가 지난해 중소형주 랠리 이전으로 되돌려졌다"고 말했다.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의 자금 쏠림현상으로 인한 수급 제약도 또 다른 요인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글로벌 자산전략파트장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은 아시아 수출 중심 신흥국에 불편한 이슈”라며 “강달러 심화로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 압력도 높아졌고, 이는 신흥국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짚었다. 원·달러환율은 트럼프 당선 전 1140원 내외에서 현재 1170원 수준을 기록 중이다. 윤 연구원은 “금융시장에 정책 수혜 기대와 공포가 공존하는 가운데 공약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트럼프발 불확실성 지속에 더해 연말까지 각종 정책 이벤트가 산재한다는 점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의 상황은 더 좋지 못하다. 트럼프 당선 시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지만 미국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에 연동되며 오히려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이전과는 반대현상이 나타났다. 미 국채 금리 급등 속에 우리나라도 국고채 금리가 줄곧 상승하며 연중최고치를 연거푸 경신했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1.4%대에서 1.8%대로 상승했고, 국고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1.4%대, 1.6%대에서 1.9%대, 2.2%대까지 급등했다.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90% 이상 높은 수준으로 강화된 점 역시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여건이 불안해지면 항상 우려가 가중되는 환율 변수까지 출렁이면서 채권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1조300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직매입했고, 통안채 발행 규모도 1조원에서 3000억원으로 축소하는 가하면, 정부가 올해 12월 국고채 발행량을 4조7000억원 축소 발행키로 하는 등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 속에 채권금리의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점으로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재확인되면 금리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가 제시한 경제공약이 정책적으로 실행되기까지는 여러 변수가 상존하는 가운데 적정 금리 레벨을 찾아가기 전까지 리스크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우려감은 지속되고 있다. 채권시장의 금리상승흐름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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