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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6명에 판사 2명…'특검' 대 '대통령' 수싸움 시작
박 특검 역대 최강 수사라인 구성…박 대통령 선택 여지 안 줘
2016-12-02 21:32:18 2016-12-03 20:40:2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특별검사보 후보 8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천하면서 특검과 대통령간 본격적인 수싸움이 시작됐다.
 
박 특검은 2"특검보 후보자 8명 명단을 행자부를 거쳐 청와대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후보 8명 전원이 검사와 판사 출신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3일 이내인 오는 5일까지 후보자 8명 가운데 4명을 지명해 특검보로 임명해야 한다.
 
법조계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들 8명 가운데에는 문강배(56·사법연수원 16), 이재순(58·16), 박충근(58·16), 오광수(56·18), 양재식(51·21), 최운식(55·22) 변호사 등 6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이번 특검보진 구성을 검사출신 2, 판사출신 2명으로 균형을 맞추면서도 강력한 수사라인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특검을 추천할 때도 특검보진의 구성을 매우 중히 여겼다. 최종 특검 후보로 박 특검과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이 추천됐으나 추천 하루 전까지 김지형, 박시환 전 대법관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 된 것은 이 때문이다
 
특검은 정치적 외압 차단과 확고한 의지로 수사를 이끌고 가는 상징적 역할에 충실하고 수사는 수사팀을 실제로 움직이는 특검보진 편성으로 보충한다는 것이 야권의 복안이었다. 때문에 특검보진은 강성의 중진 특수부 검사 출신이 기용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검보 후보 8명에 대한 추천권은 특검에게 있지만 최종 임명권자는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수사로 검증된 칼잡이들 보다는 법관 출신의 특검보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특검 역시 이런 상황을 간파하고 특검보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구성하기 위한 한 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름이 알려진 특검보 후보 6명 가운데 판사 출신인 문 변호사만 빼고 모두 검사 출신이다. 특히 오 변호사나 최 변호사는 특수수사에 매우 능한 검사출신으로, 변호사로 개업한 뒤에도 기업형사 사건이나 금융범죄 등 특수수사를 계속 다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 변호사는 검사 현역시절 서울지검 특수부 부부장,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역임한 자타가 공인하는 특수통이다. 최 변호사는 인천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 부장, 청주지검 충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으로 임명된 뒤 총 137명을 기소하고 불법 수익금 총 65643100만원 상당의 책임재산을 환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출신인 이 변호사는 수사력 겸비는 물론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역임한 인물로, 청와대 사정에 밝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문 변호사는 법관출신이긴 하지만 2008이명박 BBK 특검(정호영 특검)’ 당시 특검보를 역임했다. 그만큼 이번 사건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박 특검이 구상하고 있는 특검보진에 비춰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나머지 특검보 후보 2명은 검사 출신 변호사 1명과 법관 출신 1명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특검보 후보 8명 중 6명이 검사출신으로, 박 대통령으로서는 특검보로 최소한 검사 출신 2명을 임명해야 한다. 박 특검으로서는 초반부터 일격을 가한 셈이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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