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새누리당 해체하고 가치 중심의 정당 만들자"
"박 대통령, 퇴진 시기 안 밝히면 탄핵 불가피"…새누리당 뿌리 민주자유당 공채 1기 출신
입력 : 2016-12-02 17:59:21 수정 : 2016-12-02 21:45:53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지난 1990년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대통령,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총재 등의 3당 합당 선언으로 거대보수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한다. 현 새누리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 거대보수 여당이 지금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민자당 사무처 당직자 공채 1기로 정치에 입문한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은 강하게 당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자신의 청춘이 녹아 있는 당을 해체하라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교만함을 들었다. 새누리당이 교만해 국민들의 경고를 무시했고 결국 분당을 거론해야 되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물 중심의 정당에서 가치 중심의 정당, 즉 보수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정당이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한 정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민자당 공채 1기 당직자 출신으로서 현 새누리당의 상황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새누리당은 친박당도, 비박당도 아닌 애국 당원의 것이다. 자랑스러운 현대사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역사적으로 뭉쳐 만들어낸 당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게 친박 비박으로 갈라져서 이렇게 싸우게 됐는지 이래서는 안 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은 ‘오더정치’, ‘오더투표’ 이것에 의해서 완전히 묵살됐다. 새누리당은 4·13총선으로 국민이 한번 경고를 줬는데 그 경고를 제대로 못 받아들였고 전당대회 때도 정신을 못 차리고 교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 교만함의 결과가 지금 이런 완전한 파국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정현 대표와 지도부 사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일차적인 출발점은 책임정치가 되어야 한다.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진작 사퇴했어야 한다. 첫 출발부터 저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지도부였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해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 당의 이름을 바꾸는 리모델링이 아닌 완전히 해산하고 리빌딩 해야 된다. 이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비대위는 정당법상의 청산절차를 밟아가야 한다. 그것을 현 지도부가 한다면 국민들한테 무슨 공감을 불러일으키겠나. 비대위 중심으로 해산하고 이후 국가운영 체계에 대한 뜻이 같은 보수 세력이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 이제 더 이상 인물 중심이 아니라, 가치 중심으로 다시 보수정치권을 재편해야 된다. 일단 몇 명이 되던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해서 시작하면 나중에 당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제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했던 것인데 국민들한테 고해성사가 일단 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처벌받을 일이 있으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된다. 그런데 첫 단추인 고해성사부터 안 하시고 계시는 점이 이렇게 국민들을 더 화나고 절망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잘못했다고 인정을 해야 화난 국민들이 그 다음을 생각한다.
 
-비박계 의원들은 대통령이 12월 7일까지 사퇴 기한을 밝히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는지?
 
=그럴 수밖에 없다. 야당과 협의 내지 합의도 안 되고, 대통령의 입장 발표도 없다면 이런 상태에서 야당 주도로 탄핵 발의가 이루어진다면 탄핵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 그 길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탄핵안 발의와 표결에 참여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표결에 직접 들어가서 찬성 찍을지, 반대 찍을지 이것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은 헌법 가치를 유린하는 것이다.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른가. 국민들께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 찍었는지 밝히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특히 탈당이나 분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당 해체와 해산을 이야기하지만 누가 누구보고 나가라고 하는가. 저는 특히나 3당 합당 공채 1기로 사무처 당직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당을 망친 사람들이 책임질 생각 전혀 없고 다른 사람들한테 나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것이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청와대에서는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을 말하는 것 같은데?
 
=청와대에서는 분명히 그런 의도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힘들 거라는 걸 알고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는가. 결국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이 아니라 탄핵이나 하야다. 그런데 청와대 입장은 임기 단축하는 개헌안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물러나겠다는 것 아닌가. 그것을 우리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개헌은 시기적으로 다음 대선 전에 개헌을 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다음 대선 이후에 하는 것의 문제라고 본다. 바람직한 것은 개헌을 하고 대선을 치르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이 아니라, 정말로 새 시대를 여는 그런 개헌이 돼서 새로운 7공화국을 여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임기 단축까지 포함한 권력 분산형 개헌 공약을 제시하는 등 대선 후보들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국민들이 판단 할 것이다. 내용은 권력 분산형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개헌을 주장하거나 반대하는 정치권 인사들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시각도 있다.
 
=5년 단임제 하에서 권력을 잡아서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고 싶은 세력들이 있고, 강성 친박 못지않게 정치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모면하고 정치적으로 회생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헌 문제를 접근하는 세력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헌은 추진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는 분들이 많아졌다. 적어도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이미 이런 일이 있기 전부터 3분의 2가 개헌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꼭 정치적인 계산만을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국가운영시스템, 특히 권력 구조에 문제가 많다는 것에 국민의 대표자가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을 만든 소위 비박계 인물들의 책임은 없다고 보는가?
 
=사람의 속까지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는가. 당시 박근혜 후보가 가지고 있었던 여러 결함들을 몰랐던 것인데 당시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 과정에 참여한 정치인들도 몰랐고, 당원도 몰랐고, 국민들도 몰랐다. 전부 다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하게 잘할 줄만 알았다. 그것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묻자면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보수 전체를 다 궤멸시켜야 되는데 그건 아니다. 대신 집권하고 나서 나라를 망치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소위 말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예산을 가져가고, 각종 이권 등을 같이 나눠먹기 했던 사람들 소위 강성 친박계 그 사람들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이번 사태로 대선이 조금 빨라질 것 같다. 충청권 대망론이나 반기문 총장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충청도 출신도 한명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은 정치적으로는 소외감 같은 것이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사회경제적 변화다. 인구가 호남보다도 많아졌고 그 동안 대전 밖에 없었는데 천안, 아산, 서산에 경제개발이 이뤄지면서 경제적인 힘 이런 것들 사회경제적인 변화로 인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역대 투표성향을 분석해보면 충청도 사람은 ‘꼭 우리 충청도 아니면 안 돼’ 이런 것은 없다. 오히려 반대로 우리 충청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저 사람 이래서 안 돼’ 이런 것들이 있다. 충청도가 되면 좋다는 것이지 ‘꼭 우리 경상도 대통령을 만들어야 돼, 우리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어야 돼’ 이런 것은 충청도 성향이 아니다. 그래서 충청대망론은 그런 정도의 변수로 보고 있다.
 
반 총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반 총장도 지금 시계가 빨라지니까 본인도 마음이 급하겠지만 1월 달에 들어와서 한 달 내지 한 달 달포 쯤 안에 본인의 비전을 제시하고 대선 도전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아까 말씀드린 국가운영체제에 관해서도 권력구조에 관해서도 그렇고 지금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읽고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도 아무리 반 총장이라고 해도 안희정 지사라는 실체가 있는데 몰표를 가지고 올 수는 없다. 그래도 안 지사보다 먼저 이렇게 건강한 보수를 중심으로 확고한 지지층이 충청도에 만들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고 정치 공학적으로 이쪽저쪽 기웃거리면 전혀 파괴력이 없을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낙선했는데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다. 그 이후에 심경변화가 있는지?
 
=전쟁을 할 때 상대가 강해서 패배하는 경우보다는 자기 자신이 교만하고 방심하는 것에서 패배 내지는 멸망의 길로 들어선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정말로 교만했었다. 그리고 전당대회 이후에도 전혀 반성이 없었다. 최순실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 당은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인물 중심의 정당이었다. 지금 박근혜라는 인물이 이렇게 되니까 당 해체를 이야기하게 될 정도로 급격하게 무너지지 않는가? 그래서 이런 부분을 고쳐야 한다. 이제는 정당은 어떤 한 사람의 능력이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지성을 통해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지역구 관련해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저희 지역은 대전 5개 구 중에 제일 늦게 대전시에 편입됐다. 이런 지역이라 개발이 아직도 부족하다. 그래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지역이다. 충청권 광역철도, 경부고속도로 회덕 인터체인지 신설, 대전 산업단지 리모델링 사업 등 이런 큰 SOC 사업들이 많이 있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지금 복지 예산이 늘어나고 SOC 예산을 정부차원에서 줄이는 상황이라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국토부나 기재부 관료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국토부는 공감하더라도 기재부는 SOC 예산을 이야기하면 시대착오적인 걸로 인식을 많이 한다. 그런데 아직도 과거에 투자가 안 이루어진 지역엔 반드시 필요한 사업들이 있다. 어려움이 있지만 뽑아주신 이유가 지역민들의 입장에서는 국가적인 것도 있지만 지역 발전을 하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지날 7월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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