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1차 심사에서 재논의 대상으로 분류됐던 세법개정안에 대한 본격적인 합의 절차에 들어가면서 정기회 내에 처리될 세법개정안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조세소위는 23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국세기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등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여야는 이날 심사에서 국회가 국세청에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를 기존의 '자료'에서 '국세의 부과·징수·감면 등에 관한 자료'로 구체화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 등에 잠정합의했다.
다만 개인에 대한 과세정보를 국회 상임위원회 요청 또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제공하도록 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은 정부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재재논의' 안건으로 다음 논의에 부쳐졌다.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국세청이 항상 검찰의 영장이 없는 한 과세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답변하는데 이번에 최순실 의혹도 마찬가지고 이런 사건에 대해서 미리 챙겨봤으면 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며 "정부가 긍정적인 자세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 역시 "(정부가) 전향적으로 했으면 한다. 핀란드에서는 옆집에 이사를 오면 옆집에 대한 세금 증명서를 다 떼보고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다"며 "과세 정보를 독점해서 권력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권위주의 시대의 콘셉트를 버려야 한다"고 과세자료 제공 확대를 주장했다.
이 밖에 금융·보험업자가 교육세 과세표준 신고의무를 위반했을 때 가산세를 적용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도 잠정합의됐다.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비과세 일몰 기한을 2016년 말에서 2018년 말로 2년 더 연장하는 정부안은 야당 측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
지난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로 발생하는 건강보험료 부담 수준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이날 정부가 제출한 추정 자료에 따르면 2000만원 이하의 임대수입이 있는 자의 48%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등으로 등록돼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비과세 대상인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들에 대한 과세가 시작될 경우 이들은 세법 개정에 따른 세부담과 함께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전환되면서 추가적인 건강보험료 부담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은퇴 연령이 60세인 남성이 다른 재산 없이 시가 5억원의 주택 2채(총재산가액 10억원)만 보유하고 있고, 다른 소득이 없이 주택임대소득만 2000만원인 경우 연56만원의 세부담이 발생하며, 건강보험료의 경우 연275만원 수준(월23만원)의 추가적인 부담이 나타난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비과세 일몰 기한 연장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표했고 재재논의 안건으로 넘겨졌다.
조세소위는 이번 주말부터 법인세법 등 핵심법안에 대한 합의를 위해 별도의 간담회를 열고 심사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조세소위는 앞서 5차례의 소위 회의를 통해 국세기본법 4.5건, 소득세법 7건, 법인세법 5건, 상속세 및 증여세법 18건, 부가가치세법 4건, 개별소비세법 2건 등에 대한 잠정합의를 이루며 정기회 내에 처리할 안건 목록을 작성해왔다.
한편 법인세율 인상 내용을 담은 법인세법 개정안 등에 대한 예산안 부수법률안 지정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부수법안 지정 권한을 갖고 있는 국회의장은 여야의 합의 경과를 최대한 지켜본다는 입장에 따라 예산안 및 부수법안 심사기한(11월30일)이 임박한 다음주 경 부수법안 목록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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