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농단 핵심 인물인 최순실(60·구속)씨 딸 정유라(20)씨에게 거액의 자금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의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7일 “장 사장을 18일 오전 중 불러 조사한다”며 "소환 신분은 일단 참고인"이라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바뀔 것이라는 뉘앙스다.
삼성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지원금을 낸 기업들 가운데 가장 많은 204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10억원대의 경주마를 정씨에게 지원하고 승마경기장, 전지훈련비와 함께 정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 비덱에 정기적으로 자금을 보내는 등 총 35억 이상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덱은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최씨가 딸 정씨에게 차려준 기업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이나 최씨 등에게 자금을 지원한 기업들을 조사하면서 대가성이 있는지를 집중 조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이 자금 지원 대가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8일 삼성전자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을 두차례 소환 조사했다. 13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 사장을 상대로, 정씨와 관련해 국가대표 선발이나 학교에 대한 공결처리, 자금 지원 등을 캐물었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친 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박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정씨에 대한 지원이 대가관계에 의한 것이 아닌 대한승마협회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고, 설립재단 지원 등은 그룹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 역시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 삼성그룹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이나 정씨를 지원했다는 시기에는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의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조사결과를 종합해볼 때 대외 지원 등 관련 업무 최종 책임자인 장 사장이 이번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장 사장에 대한 구체적 혐의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장 사장을 상대로 그동안 삼성그룹과 최씨 모녀 간에 불거진 모든 의혹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자금지원과 대가성 여부가 중점 조사 사항이다. 조사 과정에서 자금 지원과 대가성이 인정되면 삼성그룹과 박 대통령, 최씨 모녀사이에 제3자 뇌물죄가 성립된다. 검찰 역시 이번 주 조사를 거부한 박 대통령에 대해 제3자 뇌물혐의를 두고 있다. 검찰은 장 사장에 대한 혐의가 확정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수사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장 사장은 삼성물산 출신으로 삼성그룹 기획담당·홍보를 오랫동안 맡아온 인물이다.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본부에서도 기획홍보팀 담당 부사장을 맡아 홍보·대관 업무를 맡았다. 2008년 3월 '삼성 정·관계로비' 사건 당시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의 지시로 금감원과 정치권 등에 대한 로비를 벌인 혐의로 검찰과 특검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1월 대규모로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브랜드관리위원회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인용 당시 삼성전자 홍보팀장(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과 삼성그룹 홍보라인 투톱으로 나서면서 활동폭을 넓혀왔다.
국회 등 정치권 로비를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 장충기 전략기획실 기획담당 부사장이 2008년 3월20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걸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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