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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약달러 노선 지속 강조, 원화가치 절상 압력 우려 커져
당분간 강달러 기조 유지…수출기업 실적 개선 전망도
2016-11-10 16:41:39 2016-11-10 16:41:39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대선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와 함께 약달러 노선을 강조해왔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이끌게 되면서 원화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정책 공약 실행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도 향후 원화가치 절상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단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 12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강달러(원화약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다만 "트럼프 자체의 정책만 보면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달러화 자체를 약세로 가져가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고, 과거 미국을 보면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폭이 심화될 때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이미 통화정책 차별화로 강달러가 진행된 상황에서 경기가 올라오고 소비, 그중에서도 수입이 늘어나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된다면 강달러는 차자 완화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2의 플라자합의 같은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이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일으켜 미국 근로자들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고 해서 원화를 1달러대 850원, 900원으로 절상해라 하면 한국은 미국에 죽어도 수출을 못 하게 되는 것"이라며 "겁내야 할 것은 원화절상이지 원화절하는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해놔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우려했다.
 
일본 엔화는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급격히 절상됐고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악화와 1990년대 초반 부동산 버블 붕괴 등을 겪으면서 장기불황에 시달렸다.
 
LG경제연구원도 10일 '불확실성 높은 트럼프 시대의 세계경제' 보고서에서 "대규모 무역흑자국에 대해서는 무역 제재와 더불어 통화가치 절상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중장기적으로 원화절상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재임기간 동안 원화가치 절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원화약세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단서는 트럼프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와 '감세 공약'에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미국 경제 부활을 위해 노후화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공화당의 기존 입장대로 법인세 인하를 약속했다. 이 같은 공약이 제한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단기적으로) 고물가, 고금리 환경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원을 줄이는 한편 재정규모가 늘어날 경우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미국에서 고금리 환경이 조성되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홍 연구원은 "달러강세 국면에서 원화 환율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져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다소나마 개선해주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지면 한국 제품 처럼 싼값에 괜찮은 품질을 지니는 제품에 대한 수요와 함께 수출제품 단가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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