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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의결 1년' CJ헬로비전…'IPTV 맞손'서 '원케이블'로
SKT와 합병 결렬로 다시 IPTV 경쟁자로…“추가 M&A 가능성은 열려있어”
2016-11-03 14:42:19 2016-11-03 14:42:19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SK텔레콤(017670)CJ헬로비전(037560)이 합병이 결의한지 1년이 지났다. 1년만에 CJ헬로비전은 입장이 바뀌었다. 인터넷(IP) TV와 협력 관계를 맺으려다 실패했고 이제 다시 케이블 방송사로서 독자 생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3.9% 중 30%는 5000억원에, 나머지 23.9%는 5년 안에 사고파는 옵션을 건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 1위 기업과 케이블 방송 1위 기업이 뭉치는 대형 인수합병(M&A)의 시작이었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 방송 1위였지만 IP TV와 손을 잡는 길을 택했다. 과거 안테나를 설치하고 직접 수신을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가정은 케이블 방송을 통해 지상파 방송과 각종 케이블채널을 시청했다. 케이블 방송사들의 호황기다. 방송사들이 각 지역별 독점 사업권을 보유했고 시청자들도 케이블 외에 사실상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왼쪽)와 서울 상암동 CJ헬로비전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통3사의 인터넷(IP) TV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이통사들은 IPTV와 모바일에 함께 가입하면 할인해주는 모바일 결합 상품을 내세워 유료방송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었다. IPTV는 케이블 방송처럼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전국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가능해 케이블 방송사들을 더욱 압박했다. 결국 CJ헬로비전도 IP TV와 손을 잡는 길을 택했다. 국내 이통시장 1위 SK텔레콤의 모바일 상품도 매력적이었다. 
 
또 양사의 TV 가입자를 합쳐도 전체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은 25.8%로, 한 사업자의 가입자 점유율을 33%로 제한하는 합산규제의 위반 우려도 없었다. 하지만 경쟁사인 KT(030200)LG유플러스(032640)가 즉각 반발했고 거대 유료방송 사업자의 등장을 우려한 지상파 방송사들도 반대에 나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양사의 합병을 불허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합병 의결 1년이 지난 현재 CJ헬로비전의 입장은 완전히 바뀌었다. 다른 케이블방송사들과 함께 ‘원케이블’을 외치며 케이블 독자 생존에 나서고 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TV업계와 힘을 합쳐 원케이블 전략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합병 이슈에 매달리다보니 가입자 유치에 힘을 쏟지 못했지만 이제 다시 IPTV와 경쟁하며 유료방송 시장에서 존재감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추가 M&A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변 대표는 “우선은 기업을 키우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M&A에 대해 모든 사업자들은 검토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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