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버릴 땐 언제고…위기 맞자 다시 불러 들여
과거 한나라당 반대로 낙마…황 총리 이임식 해프닝도
2016-11-02 14:40:53 2016-11-02 17:42:31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내정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김 교수는 2006년 당시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공격으로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서 낙마한 인물이다. 최순실 사태로 다급해진 박 대통령이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뒷말이 무성한 이유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인사를 단행하며 “학문적 식견과 국정 경험을 두루 갖춘 분”이라며 “내정자 가치관과 경륜에 비춰볼 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방향과 국민 여망에 부흥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지난 2006년 당시 한나라당이 김 교수를 ‘논문 표절’을 이유로 교육부총리 자리에서 낙마시킨 바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당시 박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7월21일 노무현 정부 교육부총리에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사흘만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고 두뇌한국(BK)21 사업 연구실적 중복기재, 논문 거래 의혹 등 논문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휘말려 한나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한나라당은 당시 김 부총리를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자 김 부총리는 결국 취임 13일만에 자진 사퇴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다급해진 박 대통령이 '김병준 카드'를 거내든 것은 현 위기 국면을 빠르게 전환시키기 위해 어색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신들이 논문표절을 이유로 낙마시킨 인사를 “학문적 식견을 두루 갖췄다”며 국무총리에 내정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제안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면담할 당시 총리 후보로 김 교수를 직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이날 황교안 총리 이임식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무총리 공보실은 청와대에서 신임 총리 인선이 발표된 직후 오후 1시에 황 총리에 대한 이임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임 총리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현 총리가 이임식을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자칫 ‘총리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총리실은 출입기자단에게 다시 문자 메시지를 보내 황 총리 이임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2일 오전 춘추관에서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장관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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