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신풍속도)공정사회 가기위한 '성장통'
불명확한 유권해석 등 과제도 산적…"법 실천의지 무엇보다 중요해"
입력 : 2016-10-20 07:00:00 수정 : 2016-10-20 07:00:0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김영란법 시행 전후로 대한민국이 일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경제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그동안 뿌리박혀 있던 부정부패 등 불법관행 단절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법이라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경제계의 우려에도 불구, 김영란법을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은 우호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성인 1009명에게 김영란법 시행을 어떻게 보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가 '잘된 일'이라고 답했다. 반면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부정부패, 비리가 사라질 것(31%)', '사회가 투명·청렴해질 것(17%)', '부정청탁이 줄어들 것(14%)', '공직사회 변화 기대(9%)' 등이 꼽혔다. '우리사회의 비정상적인 접대문화와 청탁문화를 근절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구현한다'는 김영란법 제정 취지에 대한 공감과 기대가 있었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 임직원을 위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노동법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다만, 김영란법이 순기능을 발휘하기까지 '성장통'은 겪어야 할 관문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부정청탁'을 비롯해 '직무 연관성' 등 김영란법 핵심 근간이 되는 개념들에 대한 규정부터 모호하다. 일례로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주고,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도 법규 위반"이라고 말한 반면, 박경호 권익위 부위원장은 "사회상규상 허용된다"는 엇갈린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주무기관조차 유권해석이 다른 상황에서 법이 부작용 없이 작동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실 상황에 대한 적절한 반영도 검토 대상이다. 전인식 대한상공회의소 기업문화팀장은 "3·5·10(식사·선물·부조 한도액) 제한으로 특정 업종에 대한 피해는 예상된 수순"이라며 "사보를 발간하면 언론사로 취급하는 등 적용 대상도 너무 광범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송준호 투명사회운동본부 상임대표 역시 "종이꽃은 되고 생화는 안 된다던가, 캔커피가 신고대상이라던가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작은 정까지도 무차별적으로 금지한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으며,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란법의 대상 기관 및 해당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부족하다. 법안의 적용을 받게 되는 기관은 4만919개, 대상 인원은 400만명에 달하지만 이들이 김영란법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창구는 지극히 부족하다. 권익위 홈페이지에 마련된 청탁금지법문의 게시판에는 18일 현재 3724개의 문의글이 올라와 있지만, 권익위측 답변은 지난달 28일 이후 거의 전무하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권익위는 2018년까지 김영란법 전담인력으로 고작 9명을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의 게시판조차 제대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 의원은 "권익위가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73명의 인력 증원을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지만, 2018년까지 9명이 이 업무를 전담하도록 하고 고작 5명을 증원하는 데 그쳤다"며 "정부가 청탁을 근절하려는 의지가 있긴 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법 대상자를 포함한 국민 차원의 자발적인 실천의지도 중요하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영수증 쪼개기, 상품권이나 골프장 선결제, 더치페이(각자내기) 후 현금 전달 등 다양한 꼼수와 편법들이 나돌았다. 이는 명백한 위법이다. 송준호 대표는 "법의 적용 대상이 부정청탁과 금품을 받는 공직자나 언론만이 아니라 부정청탁을 하거나 금품을 건네는 사람까지라는 (쌍벌제)인식이 중요하다"며 "관행적으로 주고받던 작은 선물도 이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규제로서의 법이라기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하는 법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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