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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건전화방안 발표 지연…업계, 규제수위에 촉각
당초 9월말에서 11월로…파생상품 시장 위축 우려
2016-10-10 16:05:16 2016-10-10 16:05:16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건전화 방안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규제 수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규제 내용에 따라 ELS를 포함한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ELS 발행금액은 4조5605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ELS 발행규모는 3월(4조2454억원)을 제외하고는 2조~3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에는 일회성으로 퇴직연금 등과 관련된 발행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발행건수가 8월 1343건에서 9월 1298건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발행규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마련 중인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에 포함된 규제 내용이 향후 ELS 발행규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발표가 다소 지연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규제 내용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ELS 발행잔액이 2010년말 22조원에서 올해 8월말 101조원까지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고령투자자 등 투자자 보호 문제는 물론 증권사 건전성 및 시장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일정 수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9월말에 방안을 발표한다고 했지만 현재는 빨라도 10월말, 늦으면 11월까지 연기된 상태다. 
 
건전화 방안에는 ELS 등 고위험 상품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무분별하게 판매되지 않도록 투자자 숙려제도 도입 등 투자자 보호장치가 강화되고 스트레스 테스트 제도화, 투명한 운영자금 관리 체계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HSCEI나 유로스톡스 등 특정 지수를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는 방식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ELS 계정을 회계 상 별도로 분리해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증권 업계에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면서 “이 점도 건전화 방안 발표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우선 금융당국은 파생상품의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적합성 보고서 도입 방침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 증권사들은 고위험 투자성 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 권유사유와 핵심적 위험사항을 기재해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적합성 보고서가 도입되면 기존에 비해 고위험 투자성향으로 분류되는 투자자들이 감소하고 그만큼 증권사의 파생상품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반면에 투자자 성향 분류에 대한 증거가 남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호 연구원은 “현재 금융당국의 건전화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안이 ELS 발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특정 지수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나 신탁방식 전환 등이 포함될 경우 ELS 발행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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