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정부 눈에만 문제없는 부동산 과열
2016-10-10 08:00:00 2016-10-10 08: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과잉공급과 경기침체, 금리인상 가능성 등 집값 하락요인들이 꾸준히 쌓이면서 주택시장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분양시장에는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이라며 불나방처럼 뛰어든 투자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국민주택규모의 기준인 85㎡ 한 채에 14억원이 넘는 분양가에도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
 
또 '신도시'라 불리는 택지개발지구 분양의 경우 '당해지역'이 아니어도 절반 넘는 물량이 수도권 거주자에게 당첨 기회가 돌아가면서 연일 1순위 마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 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들 역시 높은 전세가율을 활용한 이른바 '갭투자'가 활개를 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달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만1000건을 넘어서며 지난해 9월 거래량(8900여건)을 가뿐히 넘어섰다.
 
거래가 늘면서 올해 초 주춤하던 집값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으로 오르고 있다. 매달 올해 최고 상승률 기록을 써 나갈 정도로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
 
물론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이 잘못된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가 이를 뒷받침할 정도로 호황을 보이지 않고 있고,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 감소 등 하락요인 많은 것은 우려할 부분이다. 언제까지 부동산만 '나홀로 상승'을 이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경기불황 속 상승폭 확대는 향후 가격 하락기에 폭락을 부추길 수 있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가 많은 현재의 시장 상황도 주택시장을 '급랭'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연일 전문가들과 언론에서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정책에서 과열에 따른 폭락을 우려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온통 집값 하락에 대한 걱정 뿐이다.
 
지난 8월 가계부채 대책을 통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확대의 주범인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는 없이 아파트 지을 땅 공급을 줄이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결국 공급감소에 따른 경쟁률 심화 우려를 키우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이달부터 시행된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은 양극화만 더욱 확산시켰다. 인기지역 쏠림현상만 더 심해지며 투자수요 유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줄곧 겉으로는 '급등도 급락도 있어서는 안된다'며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던 정부가 행여나 집값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만 보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다음 국토교통부 장관이, 또는 정권에서 짊어질 부담에 대한 걱정은 바라지 않는다. 다만, '서민'이 '투기꾼'으로 나서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대한 고민만은 꼭 필요한 시점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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