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국산 하이브리드카 '천덕꾸러기 신세', 왜?
가솔린 모델과 연비차이 2km대 불과...프리우스 연비 절반
2009-11-23 19:19:53 2009-11-23 21:56:23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지난 7월 국내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각각 7500대, 2000대의 판매 목표를 세웠었다.
 
아직 국내 시장의 친환경차수요가 크지 않은 편이라 기존의 가솔린, 디젤 자동차처럼 당분간 대량생산은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국내 1호’라는 상징적 의미만큼 판매에 거는 시장의 기대도 컸다.
 
그러나 출시 4개월째였던 지난달까지 아반떼 LPi는 3825대, 포르테 LPi는 604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아반떼 LPi가 9월까지만 해도 한달에 1000대 이상 팔렸지만 10월 604대 판매에 그치는 등 판매가 줄어드는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말까지 판매목표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먼저 세계 최초로 시도된 LPG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매력이 기존의 가솔린, 디젤 차를 대체할 만큼 크지 않았던 점을 들고 있다.
 
실제 아반떼 LPi의 연비는 17.8km/ℓ에 불과하다. 아반떼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15.2km/ℓ인 것에 견줘 소비자들을 유인할만한 큰 차이가 없는 반면 도요타의 가솔린 하이브리드카 3세대 프리우스의 연비가 무려 32km/ℓ에 달하는 것과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LPG 결합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돼 별다른 매력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격마저 기존 모델보다 많게는 1000만원가량 높은 것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아반떼 가솔린 모델은 1198만원~1897만원이지만 LPi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2188만원~2478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도요타 프리우스는 현재 일본에서 5개월 넘게 승용차 부문 판매 순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지금 예약하면 출고되는데만 8개월이 걸릴 정도"라며 "기존 차보다 약간 비싸지만 그 가격차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고연비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만의 매력 등이 더해져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700만~1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차를 극복할만한 연비의 매력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2012년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가 40km/ℓ가 넘는 고연비 디젤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 하이브리드카 구매에 선뜻 나서지 않는 것도 판매 부진에 한 몫 하고 있다.
 
또 주연료인 LPG에 대한 불신이 최근들어 깊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6개 LPG 공급업자의 담합혐의를 포착하고 과징금 규모 결정을 앞두고 있다. 휘발유, 경유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고 인식되던 LPG의 가격 형성 구조에 대해 불신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LPG가격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LPi 하이브리드 모델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LPG인 자동차용 부탄의 주유소 판매 가격은 지난달 14일 796.51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12일에는 856.81원까지 치솟았으며 지난 22일 현재 856. 49원을 기록 중이다.
 
1000만원 가까이를 더 주고 하이브리드 차를 산 사람들이 저렴한 LPG사용으로 ‘본전’을 찾을 수 있는 기간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국내 시장에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유럽, 일본 등 이미 친환경차 모델이 널리 확산돼 있는 나라의 경우 그 근저에 환경운동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고, 이에 따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도 다른 나라 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채희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친환경차를 사는 사람은 크게 환경보호에 관심이 깊은 사람, 유지비 절감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관심이 부족하고 그나마 유지비 절감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 역시 차값에 비해 연비가 높지 않자 구매를 꺼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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