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괘씸죄' 적용한 야당과 국회 무시한 대통령
2016-09-26 14:43:28 2016-09-26 14:43:28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한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2016년 국정감사가 결국 반쪽으로 시작됐다. 국감은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기능 중 하나로 국회의 존재 이유이자 필수 업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국감이 반쪽짜리로 시작되면서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쪽 국감의 원인인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지난 24일 새벽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고, 거대 야당의 힘을 보여준 20대 국회 첫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 당시 크게 패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이미 예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에 대한 야당의 해임건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남는다.
 
김 장관은 청문회 당시 농협으로부터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마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야당은 김 장관이 2001년 당시 CJ가 건립한 88평짜리 빌라를 분양가보다 2억원 싸게 샀고, 매입금의 98%는 농협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김 장관이 받은 대출 금리는 1%대로 평균 시중 금리인 8%보다 낮아 이른바 ‘황제 대출’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 장관의 어머니가 차상위 계층으로 분류돼 지난 10년간 부당하게 의료비를 수급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에 더 커졌다. 야당은 김 장관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는 했지만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 장관이 임명 이후 자신의 모교인 경북대 SNS에 국회 청문회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야당의 공세 수위가 올라갔고 해임건의안이 제출됐다.
 
쉽게 말해 김 장관의 과거 행적이 문제가 아니라 SNS에 청문회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괘씸죄’에 걸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야당은 똑같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서는 해임건의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김 장관에 대한 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이 객관적으로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의회주의를 무시하고 국회가 통과시킨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것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야당의 처사가 심정적으로 납득할 수는 없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동이다. 박 대통령은 거대 야당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이 주장한 협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이다.
 
정경부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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