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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인기폭발 마유크림 1분당 50개 생산 '뚝딱'
클레어스코리아, 자회사 세워 화장품 생산업 진출
2016-09-21 15:58:23 2016-09-21 15:58:23
[김포=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서울과 인천공항, 김포항을 모두 1시간 안에 갈수 있는 위치인 경기도 김포시에 이달 초 화장품 제조공장이 들어섰다. 일명 '마유크림'으로 중국인을 사로잡은 클레어스코리아가 자회사 코스나인을 통해 김포에 화장품 공장을 세웠다. 연면적 3100여평(약 1만290㎡)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지상 4층, 지하 2층짜리 공장 두 동은 화장품 제조 공장으로써는 국내 5위 안에 드는 규모다. 
 
21일 찾은 경기도 김포 생산 공장에서는 자동화 로봇들이 마유크림을 부지런히 만들어내고 있었다. 충전물을 케이스에 넣고 뚜껑을 닫고, 화장품을 덜어낼 때 사용하는 조그만 약숟가락 같은 스파출라를 담고 라벨을 붙이고 박스에 담는 공정 등이 로봇 5대를 통해 이뤄졌다. 로봇 주변에서는 4명의 근로자가 부자재를 가져다 놓는 부수적인 업무만을 하고 있었다. 
 
화장품 제조업은 보통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적이라 자동화 설비를 적용하기 힘든 분야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 중 로봇 생산라인을 도입한 것은 코스나인이 처음이다. 김포 공장은 자동화 로봇 5대를 통해 월간 약 1000만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로봇공정을 도입한 자신감은 마유크림의 높은 판매량에서 나왔다. 이날 공장을 함께 둘러보던 김형태 코스나인 대표는 "이 공장의 로봇은 분당 50개의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한달에 50만~60만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라며  "마유크림은 연간 1000만개가 팔리는 제품으로 로봇공정을 이용할 수 있는 규모가 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을 이용하며 생산성도 크게 높아졌다. 보통 하나의 공정을 운영하는 데 14명의 인력이 시간당 1000개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코스나인 공정에서는 로봇과 함께 근로자 4명이 시간당 3000개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로봇공정은 효율성만 높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개입이 적어지는 만큼 분진, 누유 등 외부의 불필요한 환경 요소도 차단되며 생산 과정에서의 제품 오염을 최소화했다. 
 
코스나인의 공장은 제품 생산 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화장품 원료 창고와 제품 보관소 등을 제외하한 모든 생산라인을 지하에 넣었다. 기본적으로 물과 기름을 섞어 제조하는 화장품의 특성상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지상보다 지하에서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날도 지하 생산라인은 화장품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온도 13도, 습도 60%에 맞춰져있었다.
 
또 화장품의 경우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변질되기 쉬운데 지하에 모든 공정을 넣으며 빛도 차단했다. 지하 설비에 대한 아이디어는 클레어스코리아의 이현구, 한백 대표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나인은 모회사 클레어스코리아의 제조공장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클레어스코리아의 대표제품인 마유크림은 중국에서 대박나며 2014년 1월 출시 이후 누적으로 3000만개가 팔렸다"며 "공장에서 석달이면 만들 수 있는 규모로 코스나인은 OEM·ODM 전문기업으로 독자적으로 생존해야 하는 숙명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콜마(161890)코스맥스(192820) 등 기존 강자들이 자리잡고 있는 OEM·ODM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코스나인이 꺼내든 카드는 'OCM(Original Creation Manufacturing)'이다. 기발하고 신선한 아이템을 개발해 먼저 고객들에게 제안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별 마케팅 컨설팅까지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품연구소와 디자인연구소 이외에도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마케팅연구소도 마련해 광고회사 출신 소장을 영입했다. 
 
김 대표는 현재는 클레어스코리아의 주요 제품인 마유크림에서 착안해 마유의 제품 특징 및 이용 방식 등을 세분화한 제품 기획을 준비 중이라는 귀띔도 전했다. 
 
김 대표는 "내부적으로 2020년에는 화장품 OEM·ODM 시장에서 빅3가 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5년 내에 2000억원을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클레어스코리아 자회사 ‘코스나인’ 에서 로봇을 활용해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스나인)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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